이준석, 안철수에 "이 XX가" 욕설…'불똥' 튄 이재명 [이슈+]

이재명, 정치권 각종 논란마다 강제 소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뉴스1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생방송에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언급하다 욕설을 뱉어 논란이 되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엄한 '불똥'이 튀었다. 일부 정치인들이 이 전 대표의 말실수를 지적하면서 이 대표의 '형수 욕설 논란'을 소환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지난 20일 JTBC 생방송 프로그램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안 의원과의 '식당 고성' 에피소드를 설명하다 욕설을 내뱉었다. '식당 고성' 에피소드는 지난달 초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안 의원과 이 전 대표가 서로 옆방에서 식사하고 있는지 모르고 각자 기자들과 대화를 주고받다 벌어졌다. 안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옆방에 있는지 모르고 이 전 대표가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게 영어로 말한 것을 비판했고, 이에 이 전 대표는 "안철수씨 식사 좀 합시다!", "안철수씨 조용히 하세요"라며 서너차례 소리를 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 전 대표가 해당 에피소드를 언급하며 "(안 의원은) 공중도덕이 없다. 여럿이 식당에서 먹는데 칸막이 제대로 안 돼 있는 거 알면서 시끄럽게 떠들어서 도저히 옆방에서 대화를 못 하도록 하는 사람"이라며 "'이준석이가…' 이러는데 밥이 넘어가냐. 이 XX가"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해당 발언을 하면서 안 의원의 목소리를 흉내 내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방송이 끝난 뒤 자신의 욕설을 지적하는 기사가 나오자 즉각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는 "오늘 방송에서 안 의원과 복국집에서 있었던 일화를 재현해서 현장 반응을 설명하다가 'XX'라는 표현이 들어갔다. 안 의원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제 부주의고 불찰이다. 앞으로 더 조심히 방송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이 전 대표를 향한 비난 여론이 나왔다. 문제는 여기서 이재명 대표의 '형수 욕설' 논란이 소환됐다 점이다.

'정치 입문 동기'인 손수조 리더스클럽 대표는 이 전 대표를 겨냥해 "이 전 대표 평소의 그 생각과 그 말버릇으로 어떻게 정치를 하겠다고 국민 앞에 설 수 있나. 잠시 정치권을 떠나라"며 "그래 놓고 이재명 형수 욕설과 (최강욱 전 의원의) 암컷 발언을 비난할 수 있나"라고 했다.

손 대표는 "이준석은 책임지고 물러날 줄 알고, 반성하고 뉘우칠 줄 아는 정치인이 되어 훗날 다시 돌아와도 늦지 않다. 그렇게 돌아오는 그를 많은 사람이 지금보다 더 반길 것"이라며 "젊다는 무기는 그렇게 쓰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전여옥 전 의원도 이 전 대표에게 "아버지뻘 되는 안철수 의원에게 상욕을 하는 '패륜아'가 됐다"며 "여의도를 스스로 떠나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찢재명조차도 생방송에서 욕설 내뱉지 않는다"고 했다. '찢재명'은 이재명 대표를 지칭한 것이다.
사진=이재명 대표 페이스북
이재명 대표가 다른 정치인의 각종 논란에 뜬금없이 소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대표는 음주운전, 검사 사칭 방조, 특수 공무집행 방해, 선거법 위반 등 4개의 전과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형수 욕설' 논란, 여배우 스캔들 등도 그를 쫓아다니고 있어, 관련 논란이 터질 때마다 소환되는 악몽에 시달리는 셈이다. 이 대표는 2016년 성남시장 시절 자신의 전과와 관련 '부끄럽지 않은 내 전과를 공개한다'며 자신에게 전과가 생기게 된 이유에 대해 해명한 바 있다. 그는 "악성 언론과 새누리당 지지자들, 일베충들을 중심으로 '이재명은 전과 3범'이라는 왜곡 조작을 통한 음해가 계속되고 있다"고 토로했지만, 그의 설명과는 관계없이 정치권에서는 관련 논란이 터질 때마다 이 대표가 거론됐다.

최근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음주운전 전과가 논란이 됐을 때도 이 대표는 불려 나왔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지난 21일 "민주당은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이재명 대표의 음주운전 전과를 문제 삼아 국회의원 사퇴와 당 대표 사퇴를 촉구한 적이 없다"며 "내로남불 그만하자"고 했다.

이 의원은 "누구의 음주운전은 공직자가 절대 돼서는 안 될 사유이며, 누구의 음주운전은 그렇지 않다는 것인가"라며 "강도형 후보자가 문제면, 이재명 대표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지난달 말 신임 최고위원이 된 김석기 의원은 처음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민주당에는 그렇게 사람이 없어서 이재명 같은 사람을 당 대표로 앉혀 놓냐"며 이 대표를 겨냥했다. 민주당이 '국민의힘은 그렇게 사람이 없어서 김석기 같은 사람을 최고위원에 앉혔냐'며 깎아내리자 이를 반박하면서다.

김 최고위원은 "욕설하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게 이 대표 아닌가. 국민은 이 대표가 자기 형수에게 도저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며 "여러 차례 전과가 있는 이 대표는 지금도 부정·비리로 수시로 재판받으러 다니는 범죄 피고인이다. 언제 교도소로 들어갈지 알 수 없는 게 현실 아닌가"라고 쏘아붙였다. 또 "세계인을 놀라게 한 패륜적 욕설과 범죄투성이인 이재명을 당 대표로 모시고 있는 것에 대한 민주당 입장은 뭔가"라며 "민주당은 앞으로 남의 당에 관해 얘기하려면 스스로 돌아보고 심사숙고한 후에 말을 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