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순직 '제복영웅' 가족 만나 "국가는 아빠를 잊지 않을 것"

윤석열 대통령, 22일
대통령실에서 첫 성탄 행사

전몰·순직 군경 유가족 초청해
오찬 후 자녀들에 선물 증정
“할아버지가 아빠 노릇 잘할 것”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히어로즈 패밀리와 함께하는 꿈과 희망의 크리스마스' 행사에서 유가족들을 격려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성탄절 연휴를 앞두고 국가를 위해 근무 중 순직한 제복 영웅 유가족(히어로즈 패밀리)을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며 선물을 전달하고 위로했다. 대통령실에서 성탄절 행사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는 2016년 5월 강풍 피해를 막으려 출동했다가 순직한 허승민 소방위, 2017년 8월 강원 철원에서 K-9 자주포 사격훈련 중 폭발로 순직한 이태균 상사, 2020년 2월 한강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유재국 경위 등 전몰·순직한 군인, 경찰관, 소방관 유가족 30여명이 참석했다.윤 대통령은 “올해는 우리 히어로즈 패밀리 가족들과 이렇게 첫 번째 크리스마스 행사를 갖게 돼서 정말 기쁘다”고 말문을 열었다. 행사에 참석한 미성년 자녀들을 향해서는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다”라며 “여러분들의 아빠를 기억하고 여러분의 가족을 잊지 않는 국가가 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행사에 배석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을 소개하면서는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아주 어릴 때 아버지가 군인이셨는데 국가를 위해서 싸우다가 돌아가셨다”며 “아버지의 기억이 어사무사하고, 홀어머니와 손을 꼭 붙잡고 열심히 노력해서 오늘 이런 자리까지 왔습니다”고도 했다. 박 장관의 부친은 1972년 베트남전에서 전사한 박순유 육군 중령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히어로즈 패밀리와 함께하는 꿈과 희망의 크리스마스'에서 전몰·순직한 군인, 경찰, 소방관 등 제복 입은 영웅들의 자녀에게 선물을 주고 있다. 김범준 기자
윤 대통령은 “어려운 일이 있어도 울지 않고, 부모님 도와서 잘 이겨내는 어린이가 착한 어린이고, 그런 어린이들에게는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많이 주신다”고 했다.오찬이 마무리된 뒤에는 직접 무대에 올라 마술사와 함께 아이들에게 나눠 줄 망원경과 영어학습세트 등 선물이 깜짝 등장하는 마술쇼를 펼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가, 또 대통령 할아버지가 여러분의 아빠 노릇을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행사를 마치며 작별인사를 나누던 중 한 아이는 “대통령을 위해 ‘삼행시’를 준비했다”며 “윤석열 대통령님/ 석가모니의 마음처럼/ 열심히 노력해 우리나라를 일으켜 세워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해 박수를 받았다고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