깻잎값 1주새 두 배…물가 불 지핀 '冬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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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장바구니 물가 비상농산물 가격이 일제히 급등하고 있다. 지난 21일 올 들어 첫 한파경보가 내려지는 등 전국에 북극발 한파에다 폭설까지 내리며 농산물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선 신선식품 수요가 급증하는 연말을 앞두고 다음주 이후 농산물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팜에어·한경 KAPI, 36P 상승
깻잎 도매가 전주 대비 96%↑
주말에도 강추위 지속 전망
신선식품 가격 크게 오를 듯
○19개 작물 가격 일제히 올라
22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KAPI는 180.14로 전주(143.72) 대비 36.42포인트 올랐다. 테란이 집계하는 22개 작물 가운데 19개 품목의 가격이 모두 상승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전주 대비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작물은 깻잎이다. 전날 국산 깻잎 도매가격은 ㎏당 1만412원으로 전주 대비 96.1%, 전년 동월 대비 13.0% 올랐다. 시설재배 작물인 깻잎은 노지재배 작물에 비해 폭설의 영향은 덜 받지만 날씨가 추워지면 난방비 부담으로 재배 비용이 급증한다. 최근 전기·가스료 등 시설재배 농가의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전년 대비로도 가격이 비싸졌다.
이외에 얼갈이배추(53.4%) 상추(44.4%) 파프리카(35.1%) 등 시설에서 재배하는 작물의 가격이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모두 연말과 연초에 고깃집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폭설에 공급 차질 우려 커져
겨울철 대표 과일인 감귤의 가격은 제주 날씨 영향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날 감귤 소매(5㎏) 가격은 1만7960원으로, 전주(1만6360원)보다 9.8% 올랐다. 현지 농가에서 이미 감귤 수확을 마무리하긴 했지만 폭설로 타지 운반이 지연되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제주를 오가는 항공편과 배편은 잇달아 결항되고 있다. 이날 제주항 2부두에서 출발할 예정이던 퀸스타2호와 산타모니카호는 기상 악화로 운항이 취소됐다. 제주공항은 이날 오전 활주로를 임시 폐쇄했다.
주말에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강추위와 눈이 계속된다는 예보가 있는 만큼 신선식품 가격의 고공행진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은 이번 주말 전남 서부지역에 5~20㎝, 전남 동부 1~3㎝, 제주엔 4~15㎝의 적설량을 예보했다.신선식품 가격 오름세는 전반적인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신선식품지수는 10월(12.1%)과 11월(12.7%)에 2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보이며 소비자물가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신선식품 물가가 오르면 가공식품 가격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준다”며 “가뜩이나 올 들어 이상 기후로 작황 부진에 시달렸는데 폭설까지 내려 농산물 조달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