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조현범, 주주가치 제고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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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 강화조현범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 지주회사) 회장(사진)은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실패로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사법 리스크·형제간 갈등은
경영권 사수 위해 '넘어야 할 산'
그러나 이번 경영권 분쟁이 애초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등과의 형제간 갈등, 조 회장 본인의 ‘사법 리스크’에서 불거진 만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앤컴퍼니는 한국타이어의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는 한편 배당을 늘리는 등 주주친화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22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조 회장의 부친 조양래 명예회장에 대한 한정후견개시심판청구 항고심 결론이 나온다. 조 고문 측은 2020년 조 명예회장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조 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준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작년 4월 1심은 조 고문 측 청구를 기각했다. 이번에도 한정후견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조 회장은 경영권 승계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조 회장 본인의 사법 리스크는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계열사 부당 지원과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지난달 보석으로 석방된 조 회장은 관련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2020년에도 업무상 횡령 및 배임수재 등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한국타이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만약 이번에 실형을 면하지 못할 경우 또다시 경영권을 위협받을 가능성이 크다.
근본적으로는 형제간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양측은 이번에 ‘(조 회장은) 건강하지 않은 아버지를 이용해 사리사욕을 챙겼다’, ‘(조 이사장은) 돈에 눈이 멀어 천륜을 저버리는 언행을 했다’ 등 날 선 공방을 주고받으며 갈등의 골이 더 깊어졌다는 분석이다. 조 회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아버지가 연로해 형제끼리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어야 할 것 같다”며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만나볼 것”이라고 말했다.당장은 주주가치 제고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조 회장은 전날 “IR(기업설명) 측면에서 소통이 부족했다”며 “주주들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한국타이어가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3년 평균 배당성향은 15%로, 자동차 업종 내 대기업 평균인 20~25%보다 낮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분쟁을 계기로 외부 주주의 협력을 얻기 위해 다양한 방침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