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33일 만에 '1000만 영화' 등극…한국영화에도 봄 오나

서울의 봄.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24일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한국영화 비수기에 이 같은 흥행작이 나왔다는 점, 관객들의 주축이 2030대 젊은 세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서울의 봄은 이날 새벽 누적 관객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 개봉 33일 만이다. 올해 개봉작으로는 지난 7월 스크린에 오른 ‘범죄도시 3’에 이어 두 번째 1000만 관객을 끌어모았다. 국내 개봉 영화중 31번째, 한국 영화 중에선 22번째 1000만 영화가 됐다.김성수 감독이 연출한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이끈 군내 사조직 하나회가 무력을 동원해 불법적으로 군 지휘권을 장악한 사건을 영화로 재구성한 작품으로 배우 황정민과 정우성이 주연을 맡았다. 서울 도심에서 벌어지는 군사반란의 긴장감을 살려낸 이 영화는 특히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CGV에 따르면 서울의 봄 관객 중 26%는 20대, 30%는 30대로 나타났다. 40~50대는 40%였다. 관객의 절반 이상이 2030세대인 셈이다.
서울의 봄 보도 스틸컷.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김 감독은 이 영화로 1000만 감독의 대열에 합류했다. 첫 장편 ‘런어웨이’(1995)로 데뷔한 김 감독은 ‘비트’(1997), ‘태양은 없다’(1999), ‘무사’(2001), ‘감기’(2013), ‘아수라’(2016) 등으로 주목받았지만 1000만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배우 정우성 역시 이 영화로 첫 1000만 배우가 됐다. 그가 주연한 기존 영화 중 관객 수가 가장 많은 작품은 668만명이 관람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년)이었다. 황정민에게 이번 영화는 ‘국제시장’(2014)과 ‘베테랑’(2015)에 이어 세 번째 1000만 영화다. 서울의 봄의 흥행은 한국 극장가에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다는 평을 받고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국영화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비수기로 꼽히는 11월에 큰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 손익분기점을 넘긴 작품은 서울의 봄을 제외하고 범죄도시3(1068만명), 밀수(514만명), 30일(216만명), 잠(147만명) 등 4편 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의 봄의 흥행이 '노량:죽음의 바다' 등 다른 한국영화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0월26일 박정희 대통령이 살해당한 뒤 같은 해 12월12일 신군부가 정권을 장악하기 위해 군사 반란을 일으킨 역사적 사건을 재구성했다. 황정민은 전두환이 모티브가 된 캐릭터 '전두광'을, 정우성은 장태완 장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인물인 '이태신'을 연기했다. 박해준이 전두광과 군사 쿠데타를 주도하는 '노태건'을 맡았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