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가속기 우리가 최고"…엔비디아·AMD 연일 설전

'5촌 관계' CEO 경쟁 눈길
‘핏줄보다 중요한 인공지능(AI) 반도체 패권.’

최근 글로벌 산업계에서 회자하는 말이다. 대만계 미국인으로 5촌 당숙·종질 관계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왼쪽)와 리사 수 AMD CEO(오른쪽)가 AI 가속기 성능에 대해 양보 없는 공방을 벌이고 있어서다. AI 가속기는 데이터를 학습하고 추론할 때 필수적인 반도체 패키지로 생성형 AI 시대 필수재로 불린다. 엔비디아, AMD 양사 모두 주력 제품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최근 추격자 위치인 AMD가 포문을 열었다. 수 CEO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최신 AI 가속기 ‘MI300X’ 공개행사에서 자사 제품이 엔비디아의 주력 AI 가속기 ‘H100’ 성능을 압도한다고 주장했다. MI300X는 H100 대비 트랜지스터가 1500억 개 이상 더 많이 적용됐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용량도 2.4배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특정 대규모언어모델(LLM)에 적용했을 때 H100보다 추론 능력이 1.4배 정도 더 뛰어났다고 설명했다. 수 CEO는 “MI300X는 세계에서 가장 성능이 뛰어난 가속기”라고 말했다.

AMD의 도발에 엔비디아가 공식 자료를 통해 즉각 반박했다. AMD가 의도적으로 엔비디아의 H100에 불리한 테스트 환경에서 성능을 측정했다는 것이다. “전용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면 H100 성능은 AMD 테스트 때보다 두 배가량 향상된다”는 게 엔비디아의 설명이다.

AMD는 물러서지 않았다. 지난 18일 공식 홈페이지에 재반박 자료를 올리고 세 가지 다른 환경에서의 AI 가속기 성능 테스트 결과를 게시했다. 두 번의 테스트에서 자사 MI300X가 H100보다 1.3~2.1배 성능이 좋았고, 엔비디아에 유리한 환경에서도 성능 차이는 미미했다는 게 AMD의 주장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