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나홀로 성장'…가입자 126%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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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 등 요금제 가입자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를 위한 모바일 요금제 가입자가 2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태블릿PC와 휴대폰 통신시장이 제자리걸음인 것과 달리 나 홀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 저변이 넓어지면서 이동통신 영역이 휴대폰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월 기준 157만명 넘어서
태블릿PC 등 '정체'와 대조
애플, 내년 초 '비전프로' 출시
HMD 시장 대폭 커질 가능성
웨어러블 통신 가입, 2배 이상 증가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내 웨어러블 기기용 이동통신 요금제 가입자는 157만2718명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20만8900명)보다 30%, 2년 전인 2021년 10월(69만5592명)보다 126% 늘었다.웨어러블 기기는 몸에 차고 다니는 전자제품을 일컫는다. 손목시계 모양인 스마트워치와 머리에 쓰는 디스플레이 기기(HMD)가 대표적이다. 웨어러블 통신 가입자가 늘어나는 것은 다른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통신 상품의 가입자 증가세가 제자리걸음인 것과 대비된다. 지난 10월 휴대폰의 이동통신 가입자(5623만9915명)는 2년 전보다 1.5% 늘어나는 데 그쳤다. 태블릿PC(215만838명)도 같은 기간 0.5%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웨어러블 시장 확대를 이끈 건 스마트워치다. 삼성전자의 갤럭시워치, 애플의 애플워치 등이 대표적이다. 스마트워치는 전용 요금제에 가입하지 않아도 스마트폰과 연동해 쓸 수 있다. 별도 회선에 가입하면 스마트폰 없이도 전화를 받거나 메시지를 주고받고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업계에선 일상 기록과 운동 보조용으로 스마트워치를 쓰는 인구가 늘면서 통신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 3사는 스마트폰 요금제와 결합하는 형식으로 웨어러블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다. 월 10만5000원짜리 5G 요금제를 쓰면 월 1만1000원인 웨어러블 요금제를 50% 깎아주는 식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제조사들이 공격적으로 스마트워치 판촉에 나서면서 웨어러블 통신 가입자가 늘었다”며 “웨어러블 단독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보다는 스마트폰용 통신 데이터를 웨어러블 기기에서 같이 쓸 수 있도록 하는 부가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HMD, 내년 출하량 46% 증가
HMD가 대중화하면 웨어러블 시장이 더 커질 것이란 업계 전망이 나온다. 메타가 지난해 국내 시장에 퀘스트3를 선보인 데 이어 내년 초에는 애플이 첫 가상현실(VR) 기기 비전프로를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자체 앱 생태계를 갖춘 애플이 시장에 뛰어들면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현재는 HMD 기기 통신에 블루투스나 와이파이가 주로 쓰인다. 이동통신을 쓸 필요 없이 고정된 장소에서 HMD 기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 시장이 성숙하면 이동 중 증강현실(AR)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5G 통신을 제공하는 HMD 제품이 늘어날 것이란 게 통신업계의 예상이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내년 AR·VR용 HMD 출하량이 올해 전망치인 810만 대보다 46.4% 증가한 1186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주현/황동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