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매그니피센트7 열풍…1990년대 IT 버블 닮은꼴"

번스타인 CEO "내년 소형주 주목"
올해 미국 증시 상승을 이끈 ‘매그니피센트7’ 열풍이 1990년대 후반 정보기술(IT)주 중심의 닷컴버블과 비슷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투자자들이 인공지능(AI) 테마에 집중하면서 다른 변수를 고려하지 못하고 빅테크 투자에 매몰됐다는 지적이다. 소형주와 경기순환주 등으로 투자를 다각화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메릴린치 수석투자전략가 출신으로 리처드번스타인어드바이저스를 세운 리처드 번스타인 최고경영자(CEO)는 25일(현지시간)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메가캡 기술주 상승은 극단적인 투기의 결과”라고 했다. 매그니피센트7으로 불리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로 투자금이 쏠리며 주가가 급등한 걸 두고 한 말이다. 투자금이 매그니피센트7에 집중되며 다른 종목들의 성적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S&P500지수 수익률보다 좋은 성적을 낸 종목의 비율은 30%를 밑돌았다. 1990년대 이후 비율 중앙값인 49%에 크게 못 미쳤다. 마켓워치는 주식 분석가들을 인용해 “일반적으로 경제 전망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서 주가 상승세가 확대되는 초기 강세장에서는 볼 수 없는 현상”이라고 짚었다.번스타인은 이 같은 상황이 1990년대 후반 닷컴버블(IT버블)과 비슷하다고 판단했다. 투자자들이 AI에만 집중하는 현 상황이 버블의 특징인 근시안적 시각을 드러낸다는 주장이다. 그는 현실에는 AI 외에도 미국 등 주요국의 공급망 리쇼어링(해외에 진출한 자국 기업의 국내 복귀) 등 다른 변수가 많다고 지적했다.

번스타인은 IT버블이 절정이었을 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손익분기점을 회복하기까지 14년이 걸렸다는 점을 짚으며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소형주와 경기순환주, 산업재, 미국 외 국가 주식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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