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사우디 디지털센터 협력…LG화학, 이스라엘 담수화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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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문 두드리는 IT·화학기업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가 잇따라 경제발전계획 추진, 인프라 고도화 등에 나서면서 우리 기업의 진출 무대가 넓어지고 있다. 그동안 중동에서 활동해온 건설회사 지원을 받아 정보기술(IT)기업과 화학기업 등도 중동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상황이다. 정부까지 가세한 ‘원 팀 코리아’의 역량이 중동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해외건설업계에 따르면 KT와 네이버 등 IT기업은 올해 중동 지역 진출을 확정했다. 현지에서 인정받은 대형 건설사의 노하우를 활용해 디지털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KT는 지난 10월 현대건설과 손잡고 사우디텔레콤과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스마트시티 등 사우디의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우디 디지털 인프라 발전 및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네이버는 사우디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맡았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와 동일한 장비와 사물, 공간을 3차원(3D) 데이터 공간에 똑같이 구현한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기술을 실제 설계에 적용하기 전 디지털 모의시험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다. 네이버는 도시계획과 기상 예측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리야드, 메디나, 제다 등 5개 지역에 구축할 예정이다.
화학 분야에서도 건설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중동 국가와의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 LG화학은 글로벌 엔지니어링 회사 샤피르와 수처리 업체 GES로부터 800만달러 규모의 ‘이스라엘 아쉬도드 대형 해수 담수화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사업 규모는 800만달러다. LG화학은 역삼투막 단독 공급 업체로 선정돼 연내 총 3만여 개를 공급하기로 했다. 역삼투막은 압력을 가해 고농도 용액에서 저농도 용액으로 물을 이동시키는 데 사용되는 막이다. 바닷물을 담수화하기 위해 사용한다. LX판토스와 CJ대한통운 등 물류 기업도 중동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에 진출한 상태다.
현대리바트는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과 총 663억원(약 5000만달러) 규모의 ‘아미랄 프로젝트 정유공장 가설공사 계약’을 맺었다. 가설공사는 대규모 본 공사에 필요한 숙소·사무실·임시도로 등 기반 설비를 갖추는 사전 공사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현지 건설사가 진행하지만 현대리바트가 수주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KOTRA 관계자는 “국내 기업은 첨단기술, 스마트 인프라 등 현지 수요가 높은 분야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현/최형창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