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켐바이오, 국내 최대 2.2조 기술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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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항암제 후보물질바이오벤처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미국 제약사 얀센에 신약 후보물질을 2조2000억원에 기술이전했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기술 수출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美 얀센에 기술이전 계약
K바이오 역대 최대 규모
레고켐바이오는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인 얀센과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 ‘LCB84’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고 26일 공시했다. 얀센은 LCB84에 대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사업화 권리를 갖는다.계약 금액은 17억2250만달러(약 2조2400억원)다.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은 1억달러(약 1300억원)다. 얀센이 단독 개발하기로 결정하면 2억달러를 추가로 받는다. 개발 및 상업화 단계별 기술료는 14억2250만달러다. 신약 개발에 성공해 판매되면 매출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받는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지금까지 맺은 기술수출 계약 가운데 선급금이 1억달러를 넘은 것은 오름테라퓨틱에 이어 두 번째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 11월 말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에 계약금 1억달러 등 총 1억8000만달러에 기술수출했다.
바이오업계는 이번 계약이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분야에서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한국 바이오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ADC는 세계 최대 암학회에서 2년 연속 기립박수를 받은 차세대 항암 기술이다. 암세포는 잘 죽이지만 부작용이 심한 화학항암제를 암 조직에 정확하게 전달해주는 기술이다. 효능은 높이고 부작용은 줄여 차세대 항암제로 각광받고 있다. 올해 77억달러 규모인 ADC 시장은 2029년 387억달러로 다섯 배가량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ADC 시장은 미국 시젠, 일본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텔라스 등 소수 제약사가 선점하고 있다. 이승규 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레고켐바이오가 글로벌 선두권 ADC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우상/박인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