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업체 '수익성 덫'…올해 주가는 반토막 이하 '수모'

테슬라 확장·전기차 판매 위축에 조만간 개선도 쉽지 않아
타업종 대형업체 속속 진출…"결국 대형업체들에 통합될 듯"
올해 미국 뉴욕 증시에서 대형 기술주들의 약진 속에 전기차 충전업체들의 주가가 반토막 이하로 폭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이들 업체는 충전망 구축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지만 수익성 우려 탓에 주가는 곤두박질을 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충전업체인 차지포인트(ChargePoint) 홀딩스는 올해 주가가 무려 74%나 하락했고, 3분기 초기 매출 전망도 달성하지 못했다.

블링크(Blink) 차징은 67% 폭락하고, 3분기에 손실을 크게 줄인 EV고(EVgo)는 21% 하락했다. 두 회사 모두 연간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이들은 약 1년 동안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지 않고 있는 등 향후 상황도 녹록지 않다.

전기차 제조 선두 업체인 테슬라가 내년에 자체의 인기 있는 충전망 대부분을 다른 제조사 차량의 운전자들에게 개방할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 또 미국의 전기차 판매 증가 속도도 완만하다.

올해 들어 9월까지 판매량은 51% 느는 등 성장하고는 있지만 증가세는 지난해에 비해 둔화됐다.

이들 기업 경영진은 경제 향방에 대한 고객 불안, 비용 증가, 전기차 고객에 대한 배송 지연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 이들 기업은 전기차가 더 많이 거리로 나오면서 충전기가 더 안정적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상대적으로 저조한 이용률로 돈벌이가 되지 않고 있다.

블링크 차징의 최고경영자(CEO) 브렌던 존스는 "투자자들이 업계의 수익성 부족에 지쳐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충전업체들 주식의 밸류에이션(평가 가치)에 거품이 있었다고 말했다.

EV고 경영진은 최근 애널리스트들에게 "향후 몇 년 안에" 수익성 도달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테슬라를 제외한 충전업체들은 장비의 신뢰성과 함께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식의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사람들이 전기차를 사도록 유도하려면 충전 시설이 필요하지만, 일정 수의 운전자들이 이용해야 돈을 벌 수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자동차 판매량의 약 절반이 전기차가 될 때까지는 약 150만개의 공용 충전기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한다.

미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현재는 6만 곳에 약 15만9천개의 공공 충전 포트가 있다.

또 테슬라는 올해 5천500개 이상의 고속 충전기와 214개의 완속 충전기를 추가했다.

반면 차지포인트와 블링크 등을 포함한 다른 충전업체 그룹은 3천900개의 고속 충전기와 2만1천개의 완속 충전기를 보탰다.

전기차 판매 속도 부진 속에 GM과 포드 같은 일부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얼리어댑터보다는 잠재 구매자 그룹이 더 주저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 업무용 빌딩이나 레스토랑, 호텔, 쇼핑센터 등 전기차 충전시설을 제공할 수 있는 곳들은 불확실한 경제성으로 장비 설치를 보류하는 실정이다.

테슬라가 미국 고속 충전기의 약 3분의 2를 점유하는 등 압도적인 우위에 있는 가운데 다른 주요 업체들은 고속도로 충전에 투자하고 있다.

또 석유 메이저들인 BP와 셸, 월마트 같은 소매업체, GM과 기아, 메르세데스-벤츠를 포함한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충전망을 구축하고 있다. 투자분석 업체 모닝스타의 브렛 카스텔리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으로 전기차 충전 사업이 자동차 제조업체나 에너지 회사와 같은 대형 회사들에 통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WSJ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