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신고가 랠리, 원동력은 HBM…내년 전망은 [신인규의 이슈레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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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5거래일 연속 신고가를 달성했습니다. 이번 주에 큰 소식이 하나 있었죠. 엔비디아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16억 달러의 선수금을 주고 고성능 고대역폭메모리반도체(HBM)을 공급받기로 했다는 소식이 시장에 퍼졌습니다. 삼성전자도 고객사로부터 선수금을 받았다는 루머도 돌았고요.
고객사가 선수금을 준다는 건 이례적인 일인데요. 이건 AI 관련 빅 테크들이 투자를 계속 늘리려는 상황에서, 반도체 물량이 달릴 것으로 본다는 뜻이겠죠. 그래서 핵심 관련주뿐 아니라 반도체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장밋빛으로 열린 상황입니다. 조금 전 마감한 뉴욕 증시 보면 오늘도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상승하며 4,214.59까지 올라왔습니다. 미국발 AI 훈풍이 HBM이라는 매개체 덕에 국내에도 전해지고 있는 거죠.

HBM은 결국 AI 시장 확대와 맞물립니다. 옴디아와 KB증권의 추정에 따르면 AI 서버용 메모리 가운데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7% 정도 되고, 2027년까지 이 비중이 40% 가까이 올라올 전망입니다.
AI 수요는 반도체의 비트 수요 증가율, 비트그로스 증대에 크게 기여합니다. 비트그로스는 비트단위로 환산한 메모리 공급 증가량. 지난해 8GB 메모리 한 개를 팔았던 회사가 올해 16GB 메모리를 팔았다면 물리적으로는 지난해에도 한 개 팔고 올해도 한 개 판 거지만, 비트그로스 기준으로 100% 성장한 셈입니다. 이렇게 이해하시면 될 것 같고요. 증권가에서는 2027년까지 HBM 비트 그로스가 연평균 70%로 성장할 것으로 봅니다 D램 비트 수요 증가율을 3.5배 웃돌 만큼 잠재력이 높다고 보는 겁니다.
▲HBM 시장 내 주도주 전망은
HBM 시장에선 현재 SK와 삼성, 마이크론이 경쟁합니다. 그럼 이들의 가까운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이냐, 단기적으로는 이걸 볼 필요가 있을 텐데요. 내년엔 HBM 싸움에서는 해외 업체보다 국내 업체가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HBM은 올해 4세대 제품이 나왔고요, 내년 2분기에는 그 다음세대인 5세대 HBM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데, 5세대, HBM3E라고 불리는 제품은 공정이 상당히 까다로워서 생산량이 제한될 것 같다, 얼마나 안정적으로 양산할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양산 측면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업체는 일단 SK하이닉스로 꼽히고요.
올해 4세대 생산을 건너뛰고 내년부터 바로 5세대를 양산하겠다고 밝힌 마이크론에 대해서는 실제 양산후 수율 확보가 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KB증권은 “2024년 HBM 시장은 양산 경쟁력을 갖춘 업체의 높은 점유율 확보가 전망되어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중심의 독과점적인 HBM 공급구조가 예상된다”고 전망했고요. 신한투자증권은 내년 삼성전자가 주도주가 될 가능성을 점치면서 삼성전자 중심의 수급 쏠림 현상이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신인규의 이슈레이더는 매주 월~금 오전 7시 30분 한국경제TV 머니플러스에서 생방송으로, 유튜브 다시보기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신인규기자 ikshi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