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로봇 쌍끌이 성장 기대…월가 "테라다인, 더 오른다"

반도체 검사장비 글로벌 '톱 2'
올 주가 27% 급등…상승 여력
현금 풍부+협동로봇 성장 전망
글로벌 반도체 검사장비업체 테라다인이 반도체 업황 개선과 신사업(로봇 사업) 기대감이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테라다인은 27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110.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0월 말(83.39달러)과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30% 넘게 올랐다. 월가는 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테라다인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복합적인 이유에서다. 우선 주력 사업인 반도체 검사 장비 수요가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면서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라다인은 일본의 아드반테스트와 함께 세계 반도체 검사 장비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삼성전자, 퀄컴, 인텔, IBM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로봇 사업에 대한 기대도 크다. 테라다인은 2015년 협동로봇 글로벌 시장 1위 업체 유니버설로봇 경영권을 인수하며 로봇산업에 뛰어들었다. 협동로봇은 산업용 로봇과 인간의 협동 작업을 가능하게 해주는 로봇을 말한다. 자동차, 반도체, 기계 등 다양한 제조 라인에서 활용된다. 2018년엔 자율이동로봇(AMR) 전문업체 미르도 인수했다. AMR 시장은 로봇 시장 중에서도 성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리서치앤드마켓은 AMR 글로벌 시장이 지난해 약 4조원 규모에서 2030년 13조7000억원으로 연평균 17%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탄탄한 재무구조도 테라다인의 강점이다. 테라다인은 작년 말 기준 현금 및 단기투자금액이 8억9000만달러(약 1조1500억원)에 달한다. 장기금융자산도 1억1000만달러(약 140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주식시장 분석업체 마켓스미스는 지난해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향후 매수할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테라다인을 꼽았다.

회사 실적도 우상향하고 있다. 내년 테라다인의 매출 전망 평균은 29억8000만달러로 올해 26억8000만달러 대비 1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주당 순이익도 2.87달러에서 3.72달러로 29.6% 증가할 전망이다.

소니의 수석 사업 전략가 출신인 조시 에노모토 애널리스트는 최근 미국 금융 전문지 인베스터플레이스에 내년 유망 로봇주로 테라다인을 추천하면서 “풍부한 내부 보유 현금에 반도체 검사장비 실적, 산업용 로봇 시장 성장 등을 고려하면 투자 매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