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그룹, '강성부펀드'로부터 DB하이텍 주식 5.6% 매수

지분 18%로 늘어
경영권 안정화 발판 마련
지주사 전환 불가피

DB하이텍은 주주환원정책 발표
배당성향 20%까지 확대
DB하이텍 부천공장 전경. /한경DB
DB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DB Inc가 자회사인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DB하이텍 지분 5.63%(250만 주)를 1650억원에 매수했다고 28일 공시했다. DB하이텍 지분 약 7%를 보유했던 행동주의 펀드 KCGI로부터 주식을 샀다. DB INC의 지분율은 18%로 상승했다. DB는 “안정적 경영권 확보 및 중장기적 투자 수익 확보가 목적”이라고 지분 매수 이유를 밝혔다.

KCGI는 시장에서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행동주의 펀드다. 그동안 DB그룹에 이사회 경영과 주주 환원정책을 강화할 것을 요청했다. 업계 관계자는 “DB그룹과 행동주의 펀드 간 분쟁은 사실상 끝났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DB하이텍 추가 매수로 DB Inc는 지주사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정 기업의 총자산이 5000억원을 넘고, 자회사의 지분 가치가 전체 자산의 50% 이상이면 해당 기업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거쳐 지주사로 강제 전환된다. 강제 전환된 지주사는 2년 내 상장 자회사 지분 30% 이상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현재 DB Inc는 지주사 전환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DB하이텍은 이날 지배구조 개선책과 주주친화정책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DB하이텍은 "주주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는 의지"라고 주주친화정책 강화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DB하이텍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를 설치한다. 감사 기능 강화를 위해 감사위원회 개최 횟수를 늘리고 감사위원장과 외부감사인의 독립적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하는 방안으로는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 등 주주환원율을 30%대로 유지한다. 배당 성향은 기존 10%에서 최대 20%까지 확대한다. 현재 6% 수준인 자사주 비중도 15%까지 확대해 순이익의 30% 이상을 주주들에게 환원할 계획이다.

DB하이텍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재원을 축적해야 하는 파운드리기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전향적인 결단"이라며 "배당 절차도 개선해, 주주총회를 통해 배당금 규모를 먼저 결정하고 이후 배당 권리 기준일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