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것이 왔다…134조 'PF 뇌관' 공포
입력
수정
지면A3
연쇄 위기에 대형 건설사도 불안▶마켓인사이트 12월 28일 오후 3시 1분
후순위 캐피털·증권사 리스크 커
태영건설의 전격적인 워크아웃 신청을 계기로 ‘금융시장 뇌관’으로 꼽히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현상이 연쇄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금융권 PF 대출 잔액은 134조원을 웃돈다.정부는 태영건설의 재무적 어려움은 자체 내부 문제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매출의 30%에 달하는 자체 시행사업 비중과 25%로 높은 부채비율 및 3조8000억원 규모의 PF 보증 잔액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과도한 불안 심리만 없을 경우 건설산업 전반이나 금융시장 시스템 리스크로 연결될 가능성은 없다”는 진단을 내놨다.
정부는 다른 PF 사업장 및 건설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금융시장을 안정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지난 11일 설치한 ‘관계부처 합동 종합 대응반’을 가동해 대응 방안을 신속히 이행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 조처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가장 큰 직격타를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건설사 발행 회사채·기업어음(CP)과 건설사 보증 PF-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한 차환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 시행한다. PF-ABCP를 장기 대출로 전환하기 위한 보증 프로그램도 증액하기로 했다. 저신용 기업의 시장성 자금조달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규모를 확대한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 경제의 규모·여력을 감안할 때 시장 참여자의 협조가 이뤄진다면 건설업과 부동산 PF 시장의 연착륙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하지만 시장의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캐피털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나 증권사처럼 PF 중·후순위에 들어간 대주단에서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전사와 증권사의 PF 대출 잔액은 각각 26조원, 6조3000억원이다.
이유정/류병화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