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백복인 4연임 도전

차기 사장후보 공모 돌입

"주주의 후보 추천은 허용 안해"
KT&G가 28일 차기 사장 후보 공개 모집 절차에 들어갔다. 2002년 민영화 이후 외부 인사를 후보군에 넣는 개방형 공모제를 택한 건 2004년 이후 20년 만이다. 백복인 현 사장(사진)을 포함해 역대 4명의 KT&G 사장은 모두 내부 출신이다. 2015년 10월 KT&G 사장에 취임한 백 사장은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4연임에 도전한다.

KT&G는 이날 이사회 및 지배구조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의결했다. KT&G 관계자는 “내년 1월 10일까지 등기 우편 및 이메일로 사장 후보 신청을 받을 예정”이라며 “차기 사장 선임은 앞으로 약 3개월에 걸쳐 ‘지배구조위원회-사장후보추천위원회-이사회 보고 및 주총 승인’의 3단계 프로세스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KT&G 지배구조위원회는 외부 사장 후보의 자격을 ‘담배 또는 소비재 제조 및 유통업에 종사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인사로서 기업의 대표이사 또는 대표에 준하는 사업부의 손익 관리에 종사한 사람’이라고 명시했다. 신사업 추진 역량과 글로벌 전문성 등도 자격 요건으로 꼽았다. KT&G 관계자는 “백 사장을 포함해 고위경영자 육성 프로그램 대상자에 들어가 있는 사내 후보와 자격 요건을 갖춘 사외 후보를 대상으로 지배구조위원회가 사장 후보군(롱리스트)을 정하고, 내년 1월 말 전원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의 의견을 반영해 지구위가 사장 후보 심사대상자(쇼트리스트)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G는 싱가포르계 행동주의 펀드인 플래시라이트캐피털파트너스(FCP)로부터 경영 개선 요구를 거세게 받고 있다. FCP는 올 3월 주총에 이어 내년 주총에서도 주주제안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KT&G 이사회가 사장 선임 절차를 바꾼 것도 FCP의 압박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KT&G는 이번 발표 전에 현직 사장 우선 심사제를 폐지했다.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연임을 우선시하는 제도다. KT&G가 외부 출신 사장을 배출할 수 있을지에 관해서는 경제계 및 금융투자업계의 시각이 엇갈린다.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KT&G는 KT와 달리 사장 후보에 대한 주주의 추천을 허용하지 않았다”며 “경쟁력 있는 외부 인사가 응모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