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청년들은 다를 줄 알았는데…"애 안 낳을래요" 초비상

북한도 초저출산…"통일돼도 '인구 보너스' 없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북한의 지난 10년간 출산율이 초저출산에 해당하는 합계출산율 1.3명에 가까운 수준까지 하락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제연합(UN) 추정치보다 크게 낮은 수준의 출산율이 지속되면서 북한도 총인구와 생산가능 인구 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됐다. 통일을 통해 생산가능 인구를 확대하는 '인구 보너스'가 한국에서는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북한경제연구실 이주영 연구위원 등이 지난 28일 내놓은 '북한 이탈주민을 통해 본 북한 출산율 하락 추세와 남북한 인구통합에 대한 시사점' 논문을 보면 북한의 출산율은 1990년대 1.91명에서 2010년대 1.38명으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이는 UN의 인구통계에서 추정된 북한의 2010년대 출산율 1.79명에 비해 0.41명 적은 것이다. 연구팀은 2019년 이전 탈북한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그들의 친척·지인 1137명의 결혼·출산 경험을 설문 조사했다. 탈북민 당사자는 탈북 과정에서 결혼·출산 의사 결정에 왜곡이 발생할 수 있기에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와 함께 지난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 훈련에 참여했던 미사일총국 제2붉은기중대 군인들을 격려하는 모습. /연합뉴스
조사 결과 북한의 출산율은 1990년대부터 인구 유지를 위한 출산율(2.1명)을 밑돌기 시작했다.
또 평양과 지방 시·군 지역 모두에서 하락 폭이 비슷하게 나타나 저출산 현상이 보편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출산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북한은 저소득국가임에도 합계출산율이 낮은 매우 이례적 사례"로 평가했다.

연구팀은 북한의 유소년 인구가 계속 줄고 생산가능인구도 감소로 전환해 2030년까지 총 인구는 0.2% 줄어들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만약 추후 남북이 통일되더라도 총 인구와 생산가능 인구가 늘어나는 '인구 보너스'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남북이 모두 생산가능인구 감소, 고령화 확대가 진행되면서 인구 문제 악화 속도를 축소·지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분석결과 남한의 2031~2040년 생산가능인구 감소폭은 약 1.7%로 예상되는데 통일 후 한국의 감소폭은 1.6%로 0.1%포인트 개선되는 데 그쳤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에서 산출된 북한의 출산율이 유엔의 추정치보다 낮은 것은 유엔이 활용한 북한 당국의 원자료 오류 가능성, 조사 대상 표본의 대표성 문제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 표본이 북중 접경 지역에 다소 치우친 점이 있다"며 "향후 추가 연구 시 내륙지역 주민, 고령층 주민 표본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