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대박난 엑소 '첫눈' 챌린지, 누가 시작했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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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크루 깐병 리더 황세훈,
올겨울 엑소 '첫눈' 챌린지로 큰 인기
"많은 참여 위해 안무 쉽게 제작"
"스페드업 버전으로 귀여운 느낌 추가"
"즐기며 행복하게 춤추는 게 목표"

눈에 확 띄고, 따라 하기 쉬운 동작 위주로 만들어지는 댄스 챌린지는 전 세계 음악 팬들에 의해 쉽게 재생산돼 마케팅 효과가 크다. 팬덤 위주의 시장에서 대중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으로 주목받으며 이제는 컴백 아티스트들이 '챌린지용 안무'를 짜는 게 당연해졌고, 음악방송 등 여러 팀이 모이는 곳에서 서로의 안무를 춰주는 '챌린지 품앗이'도 흔한 풍경이 됐다.하지만 '첫눈' 챌린지의 성공 사례는 다소 결이 다르다. 일반인에 의해 만들어진 후 인기가 급속도로 오르면서 역으로 다수의 아이돌이 참여하는 흐름을 보였다.
시작은 11월 말 댄서 황세훈(19)이 올린 게시물에서 출발했다. 엑소 '첫눈'의 음원을 빠른 속도로 돌린 스페드업 버전에 따라 하기 쉬운 큼직한 동작, 밝은 표정으로 창작한 안무를 선보인 그는 "이번 겨울에 첫눈 챌린지 같이할 사람?"이라는 멘트를 달았다. 약 한 달이 지난 29일 오후 기준 해당 게시물은 36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여러 틱톡 이용자들을 비롯해 스트레이 키즈, 엔하이픈, 에스파, 르세라핌, 아이브, 세븐틴, 트레저, (여자)아이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레드벨벳, NCT, 제로베이스원, 라이즈, 아스트로, 비비지 등 K팝 아이돌 다수가 챌린지에 참여했다. 이 중엔 엑소 멤버들도 있었다. '첫눈 챌린지'를 해시태그로 한 게시물은 무려 2억9000만건 이상이다.

처음부터 뜨거운 반응을 예상한 건 아니었지만, 챌린지를 올린 당일 새벽 빠르게 올라가는 조회수에 놀랐다는 그였다. 황세훈은 "숏폼 챌린지가 워낙 많으니까 보통 쉽게 보고 지나친다. 눈길을 끌 수 있는 음악, 춤, 표정이 중요한 것 같다"면서 "가볍게 짠 안무였는데 아이돌분들이 해주니까 재밌고 신기했다. '다음엔 또 어떤 분들이 해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며 웃었다.
본인이 의도한 분위기를 가장 잘 살린 그룹은 에스파였다고 했다. 에스파 지젤, 카리나는 눈이 내리는 날 편안한 차림으로 야외에서 눈을 맞으며 챌린지 영상을 찍었다. 황세훈은 "챌린지를 구상할 때 생각했던 느낌과 가장 비슷하게 춤을 췄더라"며 미소 지었다.챌린지의 힘은 상상 이상이었다. '첫눈'은 매년 겨울이 되면 언급되는 인기곡이었지만, 음원차트에서 순위 상승을 거듭하다가 마침내 1위까지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리더 수호는 "멤버들과 함께 축하했다. 챌린지를 통해 많은 분이 노래에도 관심을 가져주시면서 순위가 오를 때 처음에는 놀랐지만 지금은 멤버들 모두 즐기고 있다"면서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황세훈은 "혹시라도 음악방송에 '첫눈'이 나오게 된다면 내 댄스 크루인 깐병 친구들과 무대에 서보고 싶다. 우리가 짠 안무로 무대를 서고, 아티스트분들이 노래를 불러준다면 엄청난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황세훈은 '멋도 있는데 개그도 있다'라는 의미가 담긴 크루명을 강조하며 "행복하게 춤을 추고, 춤으로서 감정을 전달하자는 게 내 가치관"이라고 말했다. '첫눈' 챌린지 속 환하게 웃으며 춤을 즐기는 모습 자체가 이 가치관을 잘 담아낸 것이라고 했다.
학생 때부터 참가한 댄스 배틀만 무려 40회에 이를 정도로 꾸준히 실력을 갈고닦은 그는 현재 공연과 숏폼 콘텐츠 제작 위주로 활동하고 있다. 향후 계획을 묻자 "내년에는 워터밤이나 큰 페스티벌 무대에도 서고 싶고, 춤을 보여줄 수 있는 광고도 찍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또 "다른 아이돌분들의 챌린지를 맡아서 만들어 보고 싶고, 아이돌이 아니더라도 나와 분위기가 맞는 분들과 콜라보레이션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올해는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나온 첫 해였습니다. 깐병 리더로서나 제 개인적으로나 많이 부딪히며 경험한 해였어요. '첫눈' 챌린지가 많은 분께 알려졌는데 내년에는 저와 제 팀이 더 떠서 실력을 제대로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다양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