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너무 가벼워" …검찰, 전두환 손자 1심 집유에 '항소'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마약 투약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27)씨의 1심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판3부(임선화 부장검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를 받는 전 씨에 대한 1심 판결이 부당하다며 이날 항소를 제기했다. 전 씨는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검찰은 전 씨가 약 5개월에 걸쳐 다양한 마약류를 반복적으로 매수, 투약해 사안이 중대하고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투약 장면을 실시간 송출해 모방범죄의 위험성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심 선고형은 가벼워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공소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백 외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법원이 무죄로 판단한 일부 대마 흡연 범행에 대해서도 전부 유죄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검찰은 "모발 감정 결과 동일 시점에 동일 수법으로 마약을 투약한 정황 등 보강증거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 씨는 지난해 11월∼올해 3월 미국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MDMA(메틸렌디옥시메탐페타민·엑스터시), LSD(리서직산디에틸아마이드), 케타민, 대마 등 마약 4종을 사용한 혐의 등으로 지난 9월 불구속기소 됐다.

지난 22일 1심 재판부는 전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보호관찰 3년, 추징금 266만 5000원, 120시간 사회봉사 활동, 80시간 약물치료 강의 수강 등을 선고했다. 검찰은 징역 3년을 구형했었다. 재판부는 죄질이 매우 불량하지만 사실상 자수에 준하는 정도로 수사에 협조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한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전 씨는 올해 3월 유튜브 실시간 방송 중 MDMA 등을 언급하며 투약하는 모습을 공개했고, 같은 달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긴급 체포됐다. 그는 취재진에게 대마, 엑스터시 등 마약 투약 사실을 인정했고, 검찰 조사에서도 모든 혐의를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