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뽑은 '2023년 최고의 CEO 사고와 실수들' 목록에 첫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블룸버그는 올해 머스크가 한 말과 행동 중 "가장 입이 떡 벌어진 순간"으로 그가 지난달 공개 석상에서 험악한 욕설을 내뱉은 것을 꼽았다.
머스크는 지난달 29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딜북 서밋 2023' 공개 인터뷰에 참석해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의 반(反)유대주의 논란 이후 광고를 중단한 기업 경영자들을 향해 'f'로 시작하는 비속어를 포함한 욕설을 여러 차례 했다.
그는 또 X에 광고를 끊은 기업 중 하나인 월트디즈니의 밥 아이거 CEO를 언급하며 "밥, 당신이 만약 청중석에 있다면 그게 바로 내가 느끼는 기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이 일을 두고 "가장 '머스크'스러웠던 순간"(The Muskiest moment)이라고 돌아봤다.
머스크는 지난 여름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의 격투 대결을 예고해 큰 관심을 받았다가 결국 유야무야 넘어가 특유의 허풍이었던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두 억만장자 CEO의 이른바 '현피(현실에서 만나 싸움을 벌인다는 뜻의 은어) 설전'은 메타가 지난 7월 X의 대항마 격인 앱 스레드를 출시한 뒤 머스크가 비꼬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저커버그가 주짓수를 한다는데 조심하라"는 댓글에 머스크가 "나는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고, 저커버그가 "(네가 있는) 위치를 보내라"고 응수하면서 '세기의 대결'이 성사될지를 두고 전 세계 언론과 대중의 이목이 쏠렸다.
이후 대결 장소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UFC 무대에서 이탈리아 로마의 콜로세움까지 거론되는 등 화제를 낳았으나, 저커버그가 대결 날짜를 제시한 뒤 머스크는 목과 허리 등의 문제로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며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결국 저커버그는 "일론이 진지하지 않다"며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할 때"라고 말해 한 달여간 이어진 설전을 매듭지었다.
블룸버그는 머스크에 이어 올해 많은 화제를 몰고 다닌 경영자로 샘 올트먼 오픈AI CEO를 꼽았다.
특히 지난달 오픈AI 이사회가 갑작스럽게 그를 CEO에서 해임한 뒤 그가 다시 복귀하기까지 닷새간 펼쳐진 드라마틱한 상황은 "꽤 기괴했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그 밖에 기행으로 구설에 오른 CEO로는 저비용 항공사인 에어아시아의 토니 페르난데스 CEO와 미 방송·콘텐츠기업 HBO의 케이시 블로이스 CEO 등이 꼽혔다.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CEO는 웃통을 벗고 사무실 의자에 앉아 태블릿을 보며 마사지를 받는 사진이 링크트인에 게시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게다가 그는 이 게시물에 "스트레스가 많은 한 주였다.
마사지를 받으면서 임원회의를 할 수 있는 인도네시아와 에어아시아 문화를 사랑해야 한다"고 적어 더 거센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되자 그는 "18시간의 비행 후 고통이 심했는데, 인도네시아 지사장이 마사지를 제안했던 것"이라며 "누구도 불쾌하게 할 의도는 없었다"고 사과했다.
블로이스 HBO CEO는 가짜 X 계정을 사용해 자사의 프로그램에 나쁜 리뷰를 남긴 TV 비평가들에게 악성 댓글을 단 사실이 드러나면서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회사에 대한 열정과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소셜미디어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한 탓에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시인하며 자기 행동에 대해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