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동훈 효과?… 與 취약 지지층인 40대 표심 '꿈틀'

"국민의힘 40대 지지율, 오차범위 밖 상승"
'1일 평균 후원금'은 취임 전 대비 70배 폭증
"‘세대교체’ 바람, 중도 성향 40대 표심 흔들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취임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이후 국민의힘의 40대 지지율이 상승했다는 자체 조사 결과가 나온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40대는 50대와 함께 국민의힘의 취약 지지층으로 꼽힌다. 당내에선 1970년대생의 한 위원장이 세대별로 고착화된 지지층 구도를 흔들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최근 자체 조사를 한 결과, 한 위원장의 공식 지명(21일) 이후 국민의힘의 40대 지지율이 소폭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한 위원장 지명 전과 비교해 40대 지지율이 오차범위 이상으로 올랐다”며 “60대 이상과 40·50대로 고착화된 지지층 구도를 한 위원장이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40대는 국민의힘 뿐 아니라 여권의 취약 지지층으로 꼽힌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이달 평균 40대 지지율은 16%로 지난 8월(18%) 이후 10%대에 머물고 있다.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민의힘 지지율도 22%로 더불어민주당(48%)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당내에선 한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세대교체’ 바람이 중도 성향의 40대 표심을 끌어 온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1973년생으로 서울 강남, 엘리트 검사 출신인 한 전 장관이 집권 여당 사령탑으로 온 것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한 위원장은 지난 26일 취임과 동시에 지역구뿐 아니라 비례대표도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그간 역대 비대위원장이 자신을 ‘셀프 공천’한 뒤 국회로 직행하던 것과는 다른 행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9일 국회에서 비대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첫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가졌다. /김병언 기자
이어 지난 28일에는 지명직 비대위원 8명 중 김예지 전 최고위원을 제외한 7명을 정치 경험 없는 ‘정치 신인’으로 배치했다. 비대위원의 평균 연령은 43세로 직전 당 지도부와 비교해 10살가량 낮아졌다. 공천 실무 작업을 총괄하는 핵심 보직인 사무총장에는 충청권 초선인 장동혁 의원을 임명하면서 '파격 인선'이란 해석이 나왔다.

한 위원장 취임 이후 당 후원금도 대폭 모이면서 당내에선 ‘한동훈 효과’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한 위원장 공식 지명(21일) 이후 8일간 총 7억2040만원의 후원금이 모였다. 비대위원장 지명 뒤 6일(21~26일) 동안에는 일평균 약 2360만원, 공식 임명 뒤 이틀(27∼28일)간 일평균 약 2억8920만원이 모금됐다. 한 위원장 지명 전인 12월 1∼20일 일평균 후원금 모금액(약 460만원)과 비교하면 최대 60배 급증한 수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라는 인물과 그의 행보에서 보이는 '참신함', '신선함' 등의 이미지가 국민 기대감을 높인 것 같다"며 "수도권 뿐 아니라 세대별 지지 구도를 흔들 적임자"라고 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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