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당당하면 버텼어야"…현직 경찰 블라인드 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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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적법 절차 따라 수사했을 뿐"배우 고(故) 이선균(48)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사망한 가운데 한 경찰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쓴 글이 논란이다. 해당 경찰은 "당당하면 끝까지 버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31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경찰청 직원 A씨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피혐의자 이선균씨 죽음에 동정하지 않겠습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경찰은 마약 사범인 유흥업소 여실장의 신빙성 있는 진술에 따라 피혐의자 이선균에게 출석을 요구했고 수사했다"며 "진술과 증거에 따라 수사 대상으로 보고 입건하고 수사하는 것은 이선균 같은 유명인뿐만 아니라 그 누구라도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국가적 차원에서 마약과의 대대적인 전쟁을 선포한 현시점에서 마약의 'ㅁ'자만 들어가도 수사 대상자로 보고 엄정 대응해야만 했다"며 "그게 단지 이선균이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이 이선균에 대한 수사 정보를 외부에 흘렸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진술을 들어보겠다고 부른 피혐의자 신분의 인물이 출석하기도 전에, 입건 절차도 밟지도 않은 상태에서 수사 내용이 외부로 흘러가면 각종 외압이 들어온다"며 "흘리고 싶어도 못 흘린다"고 반박했다.아울러 대중들의 호기심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이씨가 마약 혐의를 받고 있다' 수준의 상태에서 '이씨가 마약을 했대'라고 확정 지은 건 경찰인가, 언론인가, 아니면 당신들인가"라며 "정보공개청구라는 제도까지 만들어서 그 누구보다 모든 걸 알고 싶어하는 건 당신들 아니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마약 투약 여부를 밝히기 위한 정밀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왔다는 기사가 보도됐을 때 당신들은 뭐라고 했나. '이씨가 마약은 안 했네, 그런데 유부남이 업소를 다니는 건 좀'이라고 하지 않았나. 이런 이미지를 만들어놓은 건 누구냐"고 지적했다.
A씨는 "경찰, 언론 모두에 책임이 있다.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그러나 당신들이라고 책임 없냐"며 "이선균씨 너무 안타깝다. 그 정도로 죽을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당했다면 끝까지 버텼어야 했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그러나 동정하진 않겠다"고 말했다.한편 이씨는 지난 27일 서울 서울 성북구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지난 10월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충격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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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