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ETF 반도체·AI가 투톱…경기 침체 땐 '배당형' 고려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4년 증권업계가 꼽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키워드는 ‘반도체·인공지능(AI)·인컴’이었다. 내년 반도체 업황 개선,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합쳐진 결과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인컴형 ETF로 리스크를 회피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내년 ETF 핵심은 '반도체·AI'


한국경제신문은 국내 10개 주요 증권사와 6개 주요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내년 유망할 것으로 기대되는 ETF를 추천받았다. 이들 증권사·운용사들이 추천한 국내 상장 30개 ETF 종목 가운데 반도체 관련 종목이 7개로 최다 섹터였다.'KODEX 반도체'와 'SOL 반도체소부장Fn'은 각각 2표씩 획득해 가장 반도체 ETF 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두 ETF 모두 지난해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에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KODEX 반도체는 지난 1년 간 65.2%, SOL 반도체소부장Fn은 40.7% 올랐다.

메리츠증권은 "반도체 산업의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전반적인 부품·장비 종목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SOL 반도체소부장Fn을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KODEX 반도체를 추천한 한국투자증권도 내년 반도체 업황 개선을 추천 사유로 들었다.

내년 증시의 화두로 떠오르는 AI도 증권업계가 유망 ETF 테마로 적극 추천했다. 30개 추천 ETF 가운데 AI·테크 관련 상품이 4개를 차지했다. 이중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는 3표를 받아 유망 ETF 중 최다 득표를 받았다. 이 ETF는 마이크로소프트(MS)·애플·엔비디아·테슬라 등 미국 주요 빅테크 업체들을 담았다. 올해 연간 수익률은 88.3%에 달한다. 올해 코스피지수 수익률(19.3%)의 4배 이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내년도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AI 산업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 받으며 아웃퍼폼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TIMEFOLIO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도 지난해 수익률 42.7%를 기록하면서 증권업계가 추천한 AI 테마 ETF로 꼽혔다. 이 ETF는 SK하이닉스, MS, 엔비디아 등 국내외 AI 관련주들을 함께 담은 점이 특징이다. 지난 9월 상장한 'ACE 미국빅테크TOP7 Plus', 'TIGER 글로벌혁신블루칩TOP10' 등도 추천 목록에 올랐다.

○경기 침체엔 배당 ETF로 헤지

증권가에서는 올해 미국 기준금리 인하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비한 ETF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배당수익률이 높은 해외 상장 ETF도 증권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국내 상장된 미국채 ETF 중에서는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KBSTAR 미국채30년엔화노출(합성H)'가 추천 대상에 올랐다. 통상적으로 시중 채권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의 장중 가격은 상승해 채권 ETF 수익률이 올라간다. 이 가운데 엔화노출 ETF는 향후 원·엔화 환율이 상승할 시 환율 효과에 따른 추가적인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대신증권은 "금리 하락 국면에서는 장기채 투자 성과가 상대적으로 높다"며 "이자수익과 함께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가격 상승의 자본 이익도 챙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배당형 ETF 중에서는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TIGER 미국S&P500배당귀족' 등이 꼽혔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다가올 경우 안정적인 배당수익으로 위험을 회피해야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의 경우 지난해 연 분배율이 7.13%에 달했다. 해외 ETF 중에서도 배당형 ETF가 주요 추천 대상에 올랐다. 삼성증권은 'JP모건 나스닥에쿼티프리미엄인컴(JEPI)'을, NH투자증권은 '밴가드 단기물 회사채(VCSH-US)'를 각각 추천했다.

삼성증권은 "연초 박스권이나 변동성 확대 장세가 나타난다면 배당형 ETF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성상훈/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