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게임이 손안으로…판 커지는 '핸드헬드' 시장

지하철 등서 쉽게 즐길 수 있어
美·中·대만 이어 국내사도 참전
게임업계 새 먹거리로 부상
PC를 휴대용 게임기 크기로 줄인 ‘핸드헬드 PC’ 시장이 게임업계의 새 먹거리로 떠올랐다. 최대 PC 게임 플랫폼 업체인 미국 밸브가 핸드헬드 PC를 내놓은 뒤 중국과 대만에서 비슷한 제품이 나오며 이 시장의 판이 커지고 있다. 네오위즈, 넥슨 등 국내 게임사도 핸드헬드 PC 게임을 병행 개발하기로 했다.

네오위즈는 2023년 9월 액션 게임인 ‘P의 거짓’을 출시하면서 핸드헬드 PC용 버전을 함께 내놨다. 이 회사는 당초 PC와 콘솔 두 플랫폼으로만 게임을 개발하고 있었는데 핸드헬드 PC 시장의 성장세를 무시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정식 출시 석 달 전 체험판을 즐긴 게이머들 사이에서 핸드헬드 PC 게임을 내놓으라는 요청이 잇따랐다”고 말했다.핸드헬드 PC는 대중교통에서 사용하기에 부담이 없는 작은 크기가 매력이다. 사무 업무도 가능하지만 주 용도는 게임이다. 이 시장의 물꼬를 튼 건 밸브다. 밸브는 세계 최대 PC 게임 플랫폼인 스팀을 운영한다. 이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게임은 5만여 개에 이른다. 밸브는 이 플랫폼으로 휴대용 게임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2022년 핸드헬드 PC인 ‘스팀덱’(사진)을 내놨다. 별도 장비를 붙이면 TV 화면으로도 PC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스팀덱이 인기를 끌자 다른 기업들도 가세했다. 2023년 5월 대만 에이수스가 핸드헬드 PC인 ‘로그앨라이’를 출시해 한 달 만에 약 46만 대의 판매액을 올렸다. 넥슨이 같은 해 6월 출시한 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는 다음달 스팀덱 전체 게임 이용자 수 1위에 올랐다. 중국 레노버도 그해 10월 ‘리전고’를 내놨다. 후발주자의 추격이 거세지자 밸브는 11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제품을 내놓는 것으로 대응했다.

업계에선 국내 게임사들의 핸드헬드 PC 시장 경쟁력이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강한 분야가 이 시장에 적용하기 쉬운 온라인 PC 게임이어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핸드헬드 PC를 포함한 세계 휴대용 게임 시장 규모가 지난해 168억달러(약 21조8000억원)에서 2029년 257억달러(약 33조3000억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주현/김동주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