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사 머스크, 홍해 운항 또 중단

예멘 후티 반군 위협 이어져
美 "반군 선박 4척 중 3척 격침"
세계 2위 해운사 덴마크 머스크가 홍해 항로 운항을 재개한다고 발표한 지 1주일 만에 다시 중단했다. 미국 주도 다국적 연합군 출범에도 불구하고 예멘 후티 반군의 위협이 이어지면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31일부터 48시간 동안 홍해를 이용하는 모든 선박의 항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날 홍해를 통과하던 머스크의 컨테이너선 머스크 항저우호가 후티 반군에게 공격당한 데 따른 결정이다. 머스크 항저우호의 구조 요청을 받고 현장에 출동한 미 해군은 “후티 반군의 고속정이 머스크 항저우호에 20m까지 접근해 소형화기를 쏘며 위협했고 승선을 시도했다”며 “머스크 항저우호의 보안팀이 응사했다”고 설명했다.미 해군은 항공모함 아이젠하워호(CVN 69)와 구축함 그래블리호의 헬리콥터를 동원해 후티 반군 선박을 공격했다. 미 해군은 “네 척 중 세 척을 침몰시켰으며 나머지 한 척은 달아났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교전 이후 머스크 항저우호가 수에즈 항구를 향해 북쪽으로 계속 항해했다고 전했다.

전날에도 머스크 항저우호는 홍해 남쪽을 지나는 도중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며 긴급 구조 요청 신호를 보냈다.

이번 공격으로 홍해 항로 운항 재개를 타진하던 글로벌 해운사들은 다시 위축되는 분위기다. 머스크는 지난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거듭 홍해 상선들을 위협하자 지난 15일 홍해 운항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미국은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 10여 개국과 함께 홍해 상선을 보호하는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24일 이 작전을 언급하며 “홍해 항로를 다시 통과할 첫 번째 선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1주일 만에 다시 운항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로이터는 머스크가 언제 홍해 운항을 재개할지 불투명하다고 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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