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9번 언급한 尹 "경제회복 온기, 구석구석 전해지게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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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3
4252字에 담긴 의미
2024년 재도약의 중대 전환점
민생현장 들어가 귀 기울이고
패거리 카르텔 타파 의지 강조
지난 해 1987子의 2배 넘어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사를 발표한 1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 뒤편에는 이 같은 문구의 표어가 걸렸다. 지난해 첫 신년사 발표 당시엔 ‘새로운 도약, 국민과 함께’였다.‘따뜻한 정부’라는 표어에는 윤 대통령의 변화 의지가 압축적으로 담겼다. 집권 3년차를 맞은 올해는 윤석열 정부의 성패를 결정지을 총선이 예정돼 있다. 윤 대통령이 신년사를 통해 이전과 달리 ‘민생’과 ‘문제 해결’을 전면에 내세운 건 ‘총선 승리’에 대한 절박함을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장관·참모에 “문제 즉시 해결”
올해 윤 대통령 신년사에는 작년 신년사에 전혀 없던 ‘민생’이 아홉 번이나 언급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로 새해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방명록에는 ‘국민만 바라보며 민생경제에 매진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참배를 마친 뒤엔 국무위원 및 대통령실 참모들과 떡국으로 조찬을 함께하면서 “올해는 문제가 생기면 즉각 해결하고 민생에 깊이 파고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제 성과 등 적극 설명
올해 신년사는 4252자 분량(공백 제외)으로 1987자이던 작년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 중 상당 부분은 지난 2년간의 성과를 설명하는 데 할애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대부분 국가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을 겪은 점을 들며 “글로벌 복합위기 가운데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과 기업인의 피땀 어린 노력 덕분이었다”고 했다.이어 “2024년은 대한민국 재도약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수출 개선이 경기 회복과 성장을 주도하고, 물가도 지금보다 더욱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윤 대통령은 “경제 회복의 온기가 취약계층과 사회적 약자에게 온전히 전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올해를 경제적 성과와 경기 회복의 온기가 국민 여러분의 삶에 구석구석 전해지는 민생 회복의 한 해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주거 문제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국민들께서 새집을 찾아 도시 외곽으로 나가지 않도록 도시 내에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속도를 높이는 한편 1~2인 가구용 소형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패거리 카르텔’ 타파 의지도
윤 대통령은 정권 출범 당시부터 추진해온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에 대해서는 “3대 구조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개혁을 방해하는 세력으로는 ‘자기들만의 이권과 이념에 기반을 둔 패거리 카르텔’을 지목했다. 윤 대통령은 “부패한 패거리 카르텔과 싸우지 않고는 진정 국민을 위한 개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강조한 ‘운동권 청산’과 맥이 닿아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취임사에서 “대대손손 국민들 위에 군림하고 가르치려 드는 운동권 특권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했다.
오형주/서기열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