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의 솔직함, 제니·신동엽 '레드카펫' 이유 있는 라인업 [종합]

/사진=KBS
가수 이효리가 '레드카펫'에서 솔직한 매력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2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 KBS 2TV '더 시즌즈-이효리의 레드카펫'(이하 '레드카펫') 첫 촬영이 진행됐다. 이날 게스트로는 가수 베베, 이찬혁, 제니, 방송인 신동엽, 배우 이정은 등이 출연했다.이효리는 무대에 올라 "음악 프로그램 MC는 12년 만이고, 단독 MC는 처음"이라며 "제주도에서 생활하면서 음악적으로 소통하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다"면서 '레드카펫' 진행을 맡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어 "40세 이후 이런 기분 좋은 떨림을 느낀 적이 없었는데, 정말 떨린다"며 "여러분에게도 이런 떨림을 선사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레드카펫'은 금요일 밤, '당신의 고민, 모든 걱정들을 싹 없애줄 음악과 이야기를 담은 토크쇼'라는 콘셉으로 선보여지는 음악 토크 프로그램이다. 솔직한 입담과 탁월한 예능감의 이효리가 처음으로 단독 MC로 나선다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더 시즌즈'는 앞서 박재범, 잔나비 최정훈, AKMU가 MC로 나서 음악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이효리가 진행할 '더 시즌즈' 제목은 '레드카펫'으로 연예계 대표 트렌드 세터로 화제와 이슈의 중심이었던 이효리를 상징함과 동시에 녹화장을 찾아온 관객들을 귀히 맞이하고자 하는 중의적인 의미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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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게스트로는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 시즌2의 우승팀인 베베가 출연했다. 베베를 이끄는 리더 바다는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레슨을 2번 정도 해드렸다"며 "헤어질 때 '맛있는 거 먹으라'면서 용돈을 주셨다"면서 이효리와 숨겨진 인연을 공개했고, 이효리는 "그게 너였냐"면서 "제가 춤추는 게 멋있어서 제주도에서 서울로 와서 춤 레슨을 받았다"고 반가움을 드러냈다. 이어 "영상을 남긴다고 찍고, 또 찍었는데 제가 너무 많이 틀려서 결국 남기진 못했다"며 "정말 착하고 귀여워서, 나중에 맛있는 거 사 먹으라고 용돈을 줬는데,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 전했다.

앞서 '더시즌즈'를 진행했던 이찬혁에게는 "어떻게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하냐"고 진지하게 조언을 구했다. 이에 이찬혁은 "저도 어딜 가든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는 성격인데,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관객과 시청자더라"라며 "이분들이 만족하는 무대가 나와야 한다는 걸 첫 녹화 때 느꼈다"고 말했다.

또 마지막 녹화 때 울컥하는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저도 그런 성격이 아닌데, 마지막 녹화 후 멍해졌다"며 "이곳에서 관객분들의 눈길과 호흡이 참 따뜻했고, 그 기운을 앞으로 느끼지 못한다는 게 아쉬웠다. 안 그럴 거 같냐" 제가 지켜보겠다"고 신입 MC 이효리에게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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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게스트 중 가장 놀라움을 줬던 인물은 신동엽이었다.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준 신동엽이지만, 다른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하는 모습을 보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여기에 신동엽은 마이크를 들고 봄여름가을겨울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까지 열창하며 박수를 받았다.

신동엽과 이효리는 KBS 2TV '해피투게더'의 진행자로 인연을 맺었다. 최근엔 신동엽의 유튜브 채널 '짠한형'에 이효리가 게스트로 출연하면서 돈독한 관계를 드러냈다. 이효리는 신동엽과 함께 '해피투게더' 시절 사진을 보며 "참 어리다"라며 반가워했고, 신동엽은 "그때 이효리 씨가 24살, 제가 32살이었다. 불나방 같을 때였다"고 그때를 돌아봤다.

이효리는 신동엽에 대해 "그때 프로그램을 같이하면서 이성적으로 다가오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신동엽) 오빠는 그런 게 전혀 없었다"며 "그때도 (신동엽에게) 말을 참 막 했다"면서 웃었다. 신동엽은 "그때 프로그램이 정말 잘됐다"며 "또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늘 누가 있었지 않냐. 항상 옆에 누군가 있었다. 참 부지런했다"고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이효리가 앞서 신동엽이 이소라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것을 언급하자, 신동엽은 "이효리 씨가 과거에 만났던 분들을 초대하면 좋을 거 같다"고 조언해 폭소케 했다.

1인 회사 설립을 알리고 독자 활동을 예고한 그룹 블랙핑크 제니의 등장도 눈길을 끌었다. 이효리는 제니에 대해 "이 시대의 주인공이 아닐까 싶다"고 소개했고, 제니는 '유 앤 미'(You & Me)를 열창하며 무대를 채웠다.

이효리는 후배 가수이지만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제니에 대한 존중과 관심을 숨기지 않았고, 제니는 "언니랑 친해지고 싶어서 처음으로 KBS에 출연했다"면서 "효리 언니를 보며 이 모든 생활을 꿈꿨는데, 언니가 닦아준 길을 따라가는 거 같아서 좋더라"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개인 활동에 대한 계획도 이효리 앞에서 밝혔다. 제니는 "팀 활동은 계속 YG엔터테인먼트와 하지만, 개인 활동을 좀 더 활발하게 하고 싶어서 개인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며 "모든 활동을 자유롭게 하고 싶었다. 제가 가는 길이 조금 이상하더라도, 그 길로 가고 싶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전했다.

또 "많은 걸 배웠고, 연습생 때부터 함께 했던 곳이라 '혼자서 넌 뭘 할 수 있냐'는 걸 지난 몇 년간 스스로 물어봤고, 용기를 갖고 부딪혀보고자 선택하게 됐다"고 전했다.

마지막 게스트로는 이효리의 '연기 선생님' 배우 이정은이 등장했다. 이정은은 "새 MC를 맡는다고 해서, 이런 기회가 흔치 않을 거 같다고 해서 나오겠다고 했다"며 "너무 떨린다. 청심환을 먹고 왔다"면서 반가움을 전했다.

이효리가 최고의 드라마로 이정은이 출연한 tvN '우리들의 블루스'를 언급하자, 이정은은 최고의 드라마로 이효리가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SBS '세잎클로버'를 언급하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효리는 "제가 연극영화과를 나왔지만, 학교를 6개월밖에 안 다녔다"며 "교수님께 문의했더니 연극을 하던 이정은 배우님을 소개받았고, 그때 연기를 배웠다"고 소개했다.

이효리는 "웬만하면 도전하는 스타일이라 앞뒤 안 따지고 연기도 하게 됐는데, 정말 어렵더라"라며 "너무나 어려운 작업이었고, 아무나 할 수 없는 거였다"고 그때 겪었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이정은은 "그땐 무대 위 화려했던 사람이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이라 기대했던 것과 달라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며 "(이효리가) 계속 연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또 이정은은 "제가 학전이라는 극단도 거쳤는데, 코로나를 겪으면서 대학로에 많은 소극장이 문을 닫았다"며 "학전을 운영하는 김민기 선생님이 건강도 안 좋아졌고, 그 와중에 극장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나오자 학전을 거치면서 마음의 빚을 졌다고 생각하는 가수, 배우들이 '학전 어게인'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걸 소개하고 싶어서 나왔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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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의 첫 진행을 축하하기 위한 깜짝 이벤트와 같은 무대도 이어졌다. 이날 베베는 이효리의 '치티치티뱅뱅', 이찬혁의 '다시 여기 바닷가', 제니의 '미스코리아' 등 이효리의 히트곡을 다른 색깔로 들어볼 수 있는 무대가 이어졌다.

이찬혁은 "가끔씩 초대 가수분들이 저희 노래를 불러주면 그렇게 좋았다"고 말하며 어쿠스틱 버전의 '다시 여기 바닷가'를 부르자, 이효리는 "이 노래 가사를 제가 썼다"며 "이 곡을 빠르게 듣는 것보다 이렇게 듣는 게 더 느낌이 나는 거 같다"면서 감동한 모습을 보였다.

제니가 '미스코리아'를 열창할 땐 훈훈한 표정으로 지켜보던 이효리는 같이 안무를 하는 합동 무대로 박수를 받았다. 이효리는 "이찬혁 씨가 한 말 뜻을 알 거 같다"며 "정말 느낌이 남다르다"면서 제니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이효리의 레드카펫'은 5일 처음 방송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