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후티 반군 홍해서 교전, 이란 군함 출격…긴장 고조

예멘 후티 반군의 배후로 지목되는 이란이 홍해에 군함을 보냈다. 미국이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공격하던 후티 반군 선박들을 침몰시키고, 영국 등과 함께 후티 반군에 공식 경고하는 방안을 검토하던 중 나온 조치다. 이란이 지원하는 무장단체들인 ‘저항의 축’과 서방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이란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이란 해군 94함대 소속의 1550t급 구축함 알보르즈호가 홍해 바브 알만데브 해협을 통과해 홍해에 진입했다. 정확한 통과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이 소식이 보도되기 하루 전날인 지난달 31일 미국은 후티 반군과 홍해에서 처음으로 직접 교전을 벌였다. 후티 반군이 글로벌 해운사 머스크 선박을 공격했다는 신고를 받은 미군은 즉시 출격해 후티 반군 대원 10명을 사살하고 후티 선박 3척을 침몰시켰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시작된 이후 후티 반군은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을 자행해왔다.

교전 후 후티 반군 대표단은 이란으로 달려갔다.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이란의 국내외 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알리 아크바르 아흐마디안 최고국가안보회의(NSC) 의장은 지난달 31일 테헤란에서 무함마드 압둘살람 후티 반군 대변인과 만나 안보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그러자 영국이 나섰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이란과 후티 반군의 고위급 회담이 열리기 몇 시간 전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에 대한 책임이 이란에도 일부 있다고 경고했다.그러나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통화에서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홍해에 ‘이중 잣대’를 들이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을 비난할 이유가 없다며 “팔레스타인 저항 운동을 지지한다”고 응수했다.

가디언은 이날 미국과 영국이 유럽 국가들과 함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계속 공격할 경우 홍해 연안의 예멘 후티 반군 시설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