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빠진 '수도권 메가시티론'…고양·과천 "실익 따져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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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총선모드에 동력 상실여당이 작년 말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면서 한동안 수도권을 들썩이게 한 ‘메가시티론’의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 문제를 당 차원의 전국적 의제로 끌어올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사퇴하고, 여당 관계자들로부터도 비판론이 나오면서다. ‘용두사미’ 분위기가 역력하다.
與 추진 특별법, 통과 가능성 낮아
野 '경기북부자치도' 구상도 난항
2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경기 김포시, 하남시, 구리시, 고양시, 과천시 등은 서울시와 함께 꾸린 공동연구반을 통해 서울 편입의 이해득실을 따져보고 있다.서울 편입을 가장 활발히 추진하는 지방자치단체는 처음 이 문제를 꺼낸 김포시다. 김병수 김포시장은 지난달 20일 행정안전부에 서울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를 해달라는 건의서를 전달했다. 김 시장은 지난해 권역별 주민 간담회를 차례로 열었고, 자체 여론조사를 통해 “68%의 주민이 서울 편입에 찬성한다”는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올해도 서울 편입 추진을 위해 여론을 수렴하는 등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지자체들도 서울 편입을 ‘계속 검토한다’는 방침이지만 특별히 가시화한 것은 없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난달 김기현 의원이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힘이 빠진 게 사실”이라며 “애초에 국민의힘 당원협의회에서 당 소속 단체장의 등을 떠밀어 (서울 편입을) 추진한 면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당론으로 경기도 지자체의 서울 편입과 ‘서울 메가시티론’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김포와 구리의 서울 편입 특별법도 발의했다. 그러나 여야가 모두 ‘총선 준비 모드’로 바뀌었다. 21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지역사회에선 서울 편입의 실익을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도 점차 확산하고 있다. 고양시에선 ‘기존과 달라지는 점이 뭔지 모르겠다’는 주민 의견이 커지고 있고, 과천시의 자체 여론조사에선 시민 찬반이 5 대 5로 팽팽했다.
그럼에도 서울 편입이 총선에 영향을 끼칠 만한 주요 의제라는 점엔 지역사회가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소속의 한 경기도의원은 “이번에 서울 편입론이 제기된 지자체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지율 격차가 줄어든 곳이 많다”고 했다.
경기도가 추진하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신설 역시 도에 소속된 지자체들이 이탈하고 행안부가 주민투표를 미루면서 지지부진하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3일 주민투표 없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특별법 통과를 국회에 촉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연다.
수원=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