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만 회장 "얼굴 익힐만하면 퇴사…잘파세대 위한 기업문화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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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헤드헌팅사 '커리어케어' 신현만 회장

인재 퇴사 걱정하는 리더 위해
최근 '사장의 별의 순간' 펴내

불황일수록 혁신형 인재 필요
"성과 낼 직원 구해달라" 급증
'333 법칙' 다각도 면접 효과
“옛날에는 일 좀 할 만하면 퇴사했는데, 최근에는 얼굴 익힐 만하면 나간다고 합니다. 채용이 갈수록 힘든 시대여서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1990년 중반 이후 출생한 세대)를 위한 기업문화 마련이 시급합니다.”

국내 대표적 헤드헌팅 기업 커리어케어의 신현만 회장(사진)은 “코로나19로 촉발된 ‘대퇴사 시대’에 이직은 직원과 기업에 일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신 회장은 인재의 퇴사를 걱정하는 기업 리더들을 위해 최근 <사장의 별의 순간>이란 책을 펴냈다. 이 책은 △누구를 어떻게 쓸 것인가 △사장을 괴롭히는 것 △인재발굴법 △진화하는 인재선발법 △인재가 떠나는 이유 △평가와 보상의 원칙 △탄탄한 조직의 비결 △성과 중심 조직 운영을 위한 전략 등 모두 8장, 54개 질의응답으로 구성돼 있다. 신 회장은 “대퇴사 시대를 해결할 방법은 결국 인재를 어떻게 뽑고 어떻게 이들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저술 이유를 밝혔다. 책 제목 중 ‘별의 순간’은 운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순간을 의미한다. 별의 위치가 운명을 결정한다고 보는 점성술에서 연유한 말이다.신 회장은 오랫동안 신문사 경제부 기자생활을 하면서 기업의 인재 채용에 관심을 가졌다. 이런 관심이 23년 전 사내벤처 커리어케어의 출발점이 됐다. 신 회장은 “좋은 직장은 단순히 연봉을 많이 주는 곳이 아니라 직원과 기업이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곳”이라며 “일을 열심히 잘하면 돈은 따라오게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 주요 기업의 인사가 마무리됐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임원 인사에서 39세 상무, 46세 부사장을 발탁했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국내외 경영 환경이 불투명하다. 이때 기업의 리더는 어떤 인사전략을 펴야 할까? 신 회장은 “고 이건희 회장이 과거 10만 명을 먹여 살릴 사람을 뽑으라고 했는데, 그때는 이 말이 선언적이었다면 지금은 상시적이 됐다”며 “불황기일수록 혁신형 인재를 발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기업들이 헤드헌팅 기업에 ‘성과형 인재를 뽑아줄 것’을 더 많이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헤드헌팅사를 운영했기에 채용 노하우가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신 회장은 “오랫동안 면접한 경험은 장점이면서 동시에 편견을 갖게 해 정확한 판단을 못 하게 만든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이 회사는 직원 채용 때 ‘333의 법칙’을 활용한다. 3단계 이상의 면접, 3명 이상의 면접관, 3곳 이상의 면접 장소에서 면접을 보는 것이다. 신 회장은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처럼 전체를 못 보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한 장치”라고 말했다.신 회장은 “20대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며 “일을 잘하려면 축적의 시간이 필요한데, 연봉보다는 얼마나 오래 다니면서 일을 배울까를 생각하고 직장을 선택해야 한다”고 전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