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 지배회사 지분 25%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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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컨설팅 주식, 공익재단에 기부 약정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사진)이 국가 인재 육성을 위해 미래에셋컨설팅 지분 25%를 미래에셋희망재단에 기부한다.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의 지분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것이다. 미래에셋그룹을 2세 경영이 아니라 전문경영인 체제로 꾸려가겠다는 박 회장의 의지가 확인된 것으로 풀이된다.
주식 가치 3000억 이상 추정
대주주는 이사회에만 참여
전문경영인 체제 약속 재확인
다른 계열사 주식도 기부 계획
미래에셋그룹은 2일 창업주인 박 회장이 지난달 26일 미래에셋희망재단과 이 같은 기부 약정을 맺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회사다.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는 ‘박 회장→미래에셋컨설팅→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생명’으로 이어진다.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자산운용 34.30%를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60.19%)에 이어 2대 주주다. 미래에셋컨설팅은 아울러 미래에셋증권의 최대주주(보통주 기준 30.20%)인 미래에셋캐피탈도 9.98% 보유하고 있는 3대 주주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 회장이 지분 48.63%, 부인 김미경 씨가 10.24%를 보유하고 있으며, 박 회장의 세 자녀와 조카 등도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사실상 가족 회사다. 박 회장과 특수관계자 지분이 91.86%에 달한다.국내에서 창업주가 회사 핵심 지분을 공익재단에 기부하는 조치는 매우 이례적이다. 박 회장은 이전부터 “자녀들이 지분을 소유한 채 이사회에 참여하겠지만 회사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겠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는 박 회장이 기부 의사를 밝힌 미래에셋컨설팅 지분 25%의 가치가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지분이 실제 이동하더라도 그룹 지배구조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희망재단은 박 회장이 부모의 유지를 받들어 설립한 재단법인이다. 1998년 설립 이후 국내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학업과 자기 계발을 위한 장학금 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벌이고 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희망재단이 기부받은 주식을 통해 한국 경제의 근간인 과학기술 발전과 청년 인재 육성에 힘쓸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박 회장은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식도 향후 가족 간 협의를 통해 기부할 방침이다.
이 같은 일련의 조치는 중장기적으로 미래에셋그룹을 전문경영인 체제로 끌고 가겠다는 박 회장의 포석으로 해석됐다. 앞서 박 회장은 자녀들이 지분을 소유한 채 이사회에만 참여하고 실제 회사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부는 현행 공익법인의 주식 보유와 관련한 규제 등이 완화되는 시점에 이뤄질 예정이다. 현행법상 미래에셋과 같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공익법인’을 통한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 측은 “주식 기부 약속은 2세 경영이 아니라 전문경영인 체제를 약속한 박 회장의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박 회장이 미래에셋 창업 이후 재단을 설립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취지를 구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