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 필름사업 매각…한앤컴퍼니와 협상

실적부진 이어지자 손 떼기로
적정가치 놓고 양측 줄다리기
▶마켓인사이트 1월 3일 오후 6시 50분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필름사업부 매각에 나섰다. 전방산업 부진으로 필름 수요가 줄고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가 이어지자 손을 떼기로 했다. 지난해 SKC의 필름사업부(현 SK마이크로웍스)를 인수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알려졌다.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국내외 주요 사모펀드와 필름사업부 매각 협상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한앤컴퍼니와 단독 협상을 하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SKC 필름사업부를 1조5950억원에 인수하면서 필름사업에 진출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매각대금으로 3000억~4000억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필름사업부문의 순자산 규모다.

코오롱인더스트리 필름·전자재료사업부는 광학 및 산업용, 일반포장용 PET 필름과 나일론 필름, 감광성 필름 등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3441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711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데 이어 지난해 3분기까지 619억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전방산업인 LCD(액정표시장치) 디스플레이 부진으로 광학용 필름 수요가 줄어든 데다 저가 중국산 제품이 시장을 잠식하면서 실적이 고꾸라졌다.

한앤컴퍼니는 SKC 필름사업부와 코오롱인더스트리 필름사업부를 합쳐 덩치를 키우겠다는 구상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앤컴퍼니는 앞서 다수 시멘트업체를 인수합병(M&A)한 후 합병을 통해 회사 가치를 키웠다.인수 가격과 조건을 놓고 양측에 의견 차이가 있어 협상이 진전을 보일지는 지켜봐야 한다. 인수 측에선 필름사업부에서 PET 필름 등 일부 사업만 인수하길 원하고 있어 규모가 조정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필름사업의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일부 생산라인 조정 등을 통한 가동률 조정은 하고 있다”며 “현재 이외 구체적인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차준호/김형규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