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물가 올랐다지만…'사과 한 개에 1만5000원' 실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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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앞두고 사과·배 가격 1년 전보다 30%안팎 상승
지난달 31일 시부모 제사를 지낸 정모씨는 "백화점에서는 사과 한 개에 1만5000원이어서 도무지 살 엄두가 나지 않더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생전에 과일을 좋아한 시부모님을 위해 제삿상에 올릴 사과나 딸기는 좋은 물건을 사는데 올해는 과일값이 유독 많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구정에는 가격이 더 뛸 것 같아 (재래시장에서 사용하는) 온누리상품권을 미리 사두려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설(2월9일) 명절을 한 달여 앞두고 차례상에 오르는 국산 과일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특히 사과의 경우 지난해 기상 악화로 작황이 좋지 않은 탓에 그야말로 '金(금)사과'로 불릴 정도로 가격이 치솟았다.
3일 농산물유통정보(KAMIS)을 보면 이날 사과 후지 상품 10개의 소매 가격은 2만9593원으로 1년 전(2만1858원)보다 35.4% 뛰었다. 지난해까지 최근 5년 중 최고·최저 값을 제외한 3년 평균 가격인 평년 수준(2만1971원)과 비교해도 34.7% 높은 수준. 서울의 한 유통 채널에서는 10개 기준 4만4500원에 내놓기도 했다.
농촌 고령화로 문을 닫은 노후 과수원이 늘어난 데다 지난해 수확을 두 달여 앞둔 7~8월 비가 자주 와 생육이 부진했다. 병충해 등으로 인한 피해가 늘었으며 일조량이 부족해 품질도 좋지 않은 편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착색이 불량하고 (일부 지역은) 우박 피해로 외관이 좋지 않은 등의 품질 문제가 있다"고 했다.
때문에 차례상에 오르는 과일로 설 선물세트 인기 품목인 사과, 배 가격은 설 명절을 앞두고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사과나 배의 대체 수요가 몰린 감귤, 딸기 가격 역시 동반 상승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설 명절을 앞두고 수급 안정을 위해 계약 재배 물량을 공급하기로 했다. 가공용으로 활용하던 사과 비정형과와 소형과 출하 지원도 지속할 방침.농식품부는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 사과·배·감귤에 대한 할인 지원을 지속하는 한편 수입과일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을 통해 공급량을 확대하는 등 수급 안정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