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정식 명칭 공모…주민투표 재추진 할 것"

경기남부는 '경기도'로 남기기로
"22대 국회서 특별법 통과 추진"
총선서 '경기북도' 공통공약운동 벌인다
"정부가 직무유기", "정책테러" 비판도
김동연 경기지사(사진)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대해 "주민투표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3일 밝혔다. 22대 총선에서 민의를 확인한 후 특별법을 관철시키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총선 과정에서 공통공약운동을 벌이고, 경기북도의 정식 명칭을 공모로 정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수원시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기북도 주민투표 무산은 정부의 책임 방기이자 직무 유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경기도가 정부에 주민투표를 요청한 것은 작년 9월26일이고, 필요한 모든 절차와 준비를 철저하게 마쳤음에도 정부가 '시간 끌기'로 일관했다는 게 김 지사의 설명이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는 김 지사의 주요 공약이다. 행정안전부가 주민투표를 사실상 거부하면서 경기도가 주민투표 대신 지역의회 의견 수렴과 특별법 추진 등 '플랜B'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기도 했다. 김 지사가 이날 주민투표를 지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건 '정공법'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경기도는 행정2부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북부대개발 TF'을 신설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의 효과를 전국에 알리고, 다가올 총선에서 '경기북도 설치 공통공약 운동'도 벌이기로 했다.

김 지사는 "360만명이 넘는 인적자원과 잘 보존된 생태계 등 무한한 잠재력을 볼 때 경기북부가 특별자치도로서의 위상을 완성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했다. 또 "경기북도가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 단언한다"며 "정부의 직무유기와 비협조, 집권여당의 서울확장 전선 등 여전히 많은 난관이 존재함에도 결코 뒤돌아가지 않겠다"고 했다.


"경기북도 정식 명칭 공모하겠다"

김 지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의 정식 명칭도 공모로 정하겠다"고 밝혔다. 행안부에 따르면 경기도는 앞서 제출한 주민투표 건의서에서 '북도'가 분리되고 남을 기존의 경기남부 시·군이 속한 광역지자체 명칭을 '경기남도'로 바꾸는 대신 '경기도'로 그대로 두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경기도 명칭을 바꾸면 행정비용이 많이 들고, 혼란이 커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그런데 남부를 경기도로 남기고,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명칭을 쓴다면 자칫 북도가 남부에서 떨어져 나온 보조적인 광역지자체로 비칠 수 있다. 반대로 공모를 통해 도 명칭을 정하면 북도에서 '경기'라는 고유한 명칭이 빠질 수도 있어 이래저래 곤란한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도 난관에 난관을 거듭해서 이름을 정하는데, 더욱 신중히 정해야 할 도 이름에도 주민 의견을 모으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날 김 지사는 준비해온 회견문을 읽기에 앞서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있어선 안될 정치테러가 발생했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는 물리적 테러를 당했지만, 정부 출범 이후 대한민국은 정책적 테러를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케케묵은 이념적 잣대를 무기로 기득권 권력 카르텔이 노동자와 시민단체 또 환경단체 등을 상대로 '기득권 카르텔'이라고 몰아붙이는 정책적 테러가 많은 부분에서 이루어져 왔다고 생각한다"며 "전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가 퇴조하고 있음에도 대한민국만 거꾸로 신자유주의로 가고 있는 듯하다"고 했다. 또 "경제정책에서 미국, EU, 일본 모두 확대재정 정책을 쓰고 있는데 대한민국만 축소재정을 하면서 이와 같은 변화와 흐름에 대처는 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구체적으로는 "탄소중립 그리고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을 기회로 삼는 게 추세인데, 대한민국만 지금 거꾸로 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이념적 잣대로 가고 있는 역주행이야말로 저는 정책적 테러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