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나서라" 신동원 회장의 특명…농심, 미래사업실 신설 [하수정의 티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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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과자 만으론 생존 못해"농심이 인수합병(M&A)을 비롯한 신사업 발굴을 전담하는 조직인 미래사업실을 신설했다. 내년 창립 60주년을 앞두고, 신동원 농심 회장(사진)이 "미래 60년 먹거리를 만들라"는 특명을 내리면서다.
미래 60년 먹거리 발굴나선 농심
식품 외 업종도 인수 대상 물색
오너3세 신상열 상무가 총괄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1월 1일자로 새로운 조직인 미래사업실을 출범시켰다. 미래사업실장은 신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 농심 구매담당 상무가 맡는다. 신설된 미래사업실은 2025년 이후 농심의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작업을 올해 집중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2025년은 농심이 창립 60주년을 맞는 해다.
미래사업실은 M&A와 신규 사업 진출 여부를 검토하고 국내외 공장 설립과 같은 대규모 투자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업무를 맡는다. 농심의 중장기 비전과 목표, 전략을 짜는 것도 미래사업실의 임무다.
농심은 건강기능식품, 음료, 푸드테크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 뿐 아니라 식품 외 업종도 M&A 관심권에 놓고 물색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농심은 건강기능식품업체 천호엔케어 인수를 추진하다 매각가 산정 등에서 합의하지 못해 결국 인수가 불발됐다. 이는 농심이 1965년 창립 이후 공식화한 첫 M&A 시도였다. 오랜 기간 라면·스낵 사업 외길을 걸어오던 농심의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바뀐 건 2021년 신 회장이 취임하면서다. 신 회장은 '뉴 농심'을 만들기 위해 해외 사업과 신사업을 강조해왔다. 라면과 스낵 등 특정 사업에만 편중된 사업구조는 장기적으로 농심의 성장동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판단해서다.
신 회장이 고심 끝에 결정한 2024년 경영지침 '전심전력(全心全力)' 역시 미래 성장을 위한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자는 의미를 담았다. 지난해 경영지침으로 내 건 '건전구조'가 건전한 사업기반을 닦는 데 방점을 두었다면, 올해는 보다 공격적인 키워드를 제시한 것이다.
농심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내실을 다지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집중해왔지만, 올해부터는 글로벌 라면시장 1위 목표 달성과 미래 동력 발굴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심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사 컨센서스에 따르면 농심의 지난해 매출 추정치는 3조4211억원으로 전년대비 9.3%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05.0% 급증한 2300억원으로 추정됐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