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잼 울산] ③ 문화불모지 끝낸다…국가정원 태화강 위에 오페라하우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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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공연장 건립 계획…김두겸 시장 "울산 문화 수준 몇 단계나 높일 것"
생태성 되찾은 친수공간 태화강, 명실상부한 랜드마크…'자연주의 정원'도 기대 [※ 편집자 주 = 울산은 기록적인 제조업 성장을 앞세워 '산업수도'라는 위상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시민 삶의 질이나 기품 있는 도시 이미지와 직결되는 사회 기능들은 등한시됐고, 끝내 '노잼도시'(재미없는 도시)라는 오명을 떠안고 말았습니다.
일과 생활의 균형이 어느 때보다 중시되는 시대에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아킬레스건을 극복하고자 울산시가 관광, 스포츠 인프라, 생태, 문화시설 분야에서 굵직한 사업들을 추진합니다. '꿀잼도시'(매우 재미있는 도시)로 반전하는 게임체인저가 될 이들 사업을 소개하는 기사를 3회에 걸쳐 송고합니다.
]
울산은 1962년 특정공업지구 지정을 계기로 공업화와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됐다. 그 과정에서 도시 환경이 나빠졌고, 특히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 수질은 급격히 생태성을 잃었다.
뒤늦게나마 2000년대 초반부터 울산시를 주축으로 시민, 민간단체, 기업 등이 태화강 생태 회복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치수적으로 안전하면서 생태적으로 건강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태화강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각 가정에서 나오는 오수와 빗물을 분리하는 분류식 하수관이 설치됐다. 자원봉사자들이 수중 쓰레기를 수거하는 정화 활동을 전개했고, 폐수가 다량 발생하는 기업들은 폐수 자동측정기를 설치해 자발적 감시에 동참했다.
이런 관심과 노력에 화답하듯, 태화강은 차츰 생태성을 회복했다.
연어와 황어 등 회귀 어류는 산란을 위해 매년 태화강으로 돌아오고, 뛰어난 서식 환경을 갖춘 태화강변은 매년 떼까마귀와 백로류가 찾는 국내 대표 철새도래지가 됐다.
수달과 삵의 행동반경이 강 하류까지 확대되고, 멸종 위기종을 비롯한 700여 종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환경의 보고'로 변모했다.
태화강은 생태도시 울산의 명실상부한 랜드마크가 됐고, 이제 시민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 '죽음의 강→국가정원' 환골탈태한 태화강, 휴식·여가 공간 즐비
기적이라고까지 불린 태화강의 수질 개선은 '친수공간'이라는 선물을 시민들에게 선사했다.
대도시 내 대규모 수변 녹지공간은 전국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였고, 한때 '죽음의 강'에서 '자연·생태의 보고'로 환골탈태했다는 극적인 스토리까지 갖췄다.
시는 이런 특장점을 내세워 국가정원 지정을 추진했고, 결국 2019년 7월 태화강 일원 83만5천452㎡는 순천만에 이어 대한민국 2호 국가정원이 됐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산책이나 달리기, 자전거 타기, 각종 축제나 공연 행사장, 대나무숲이나 계절꽃 체험 등 다양한 목적을 위한 공간으로 시민 생활 기저에 자리 잡았다.
휴식이나 여가를 위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장소가 된 것이다.
국가정원은 계절별 아름다운 꽃과 향기를 선사하는 태화지구(48만4천998㎡)와 야생 조류의 힘찬 날갯짓을 볼 수 있는 삼호지구(35만454㎡)로 나뉜다.
이 2개 지구는 생태·수생·대나무·참여·계절·무궁화 등 6개 주제에 따라 조성된 20개 정원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2만3천㎡ 규모 잔디정원을 비롯해 야외무대가 조성된 소풍마당, 강을 안전하게 건너갈 수 있는 보행 전용 십리대밭교, 조선시대 '영남 3루'로 불리다가 소실됐으나 2014년 복원된 태화루, 일제강점기 군수물자 창고로 쓰였던 동굴을 정비해 체험공간으로 조성한 동굴피아 등 관광·여가시설도 즐비하다. 그중에서도 세계 최고 자연주의 정원 디자이너인 피트 아우돌프(Piet Oudolf)가 조성하는 '자연주의 정원'이 단연 기대를 모은다.
피트 아우돌프는 식물이 태어나서 죽고 사라지는 모든 과정이 아름답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자 여러해살이풀을 사용, 자연에 가까운 정원을 만드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미 다 자란 식물을 심어 특정 계절에만 화려한 경관을 뽐내는 정원이 아니라, 계절에 따라 자라는 다양한 식물들의 조화를 통해 사계절 내내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것이다.
현재 자연주의 정원은 과거 국화정원이었던 1만8천㎡에 조성되고 있다.
우리나라 자생식물인 실새풀을 포함한 157종 7만1천289포기의 다양한 숙근 초화류(겨울에 잎과 줄기는 말라 죽지만, 뿌리는 계속 남아 이듬해 생육을 계속하는 식물)가 심어졌다.
현재 순조로운 생육 과정을 고려하면 올봄에 정원 윤곽이 드러나고, 가을에는 수준 높은 정원의 절정을 체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식물들이 안정적으로 뿌리내린 이후에는 태화강을 배경으로 계절마다 특색 있고 역동적인 자연경관이 연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정원 인프라는 계속 업그레이된다.
정원도시 기반이 되는 울산정원지원센터가 올해 10월께 준공된다.
태화루가 있는 용금소에 스카이워크(바닥이 투명한 다리를 이용해 강 위를 걷고 조망할 수 있는 시설물)가 설치되며, 태화강 둔치 학성교 하부에 약 2천㎡의 억새정원과 산책로가 추가로 조성돼 볼거리를 제공한다.
남구 남산로 태화강전망대∼동굴피아 구간 일원에 문화광장을 조성하는 사업도 본격화된다. ◇ 세계적 건축가가 설계한 오페라하우스, 태화강 위에 만든다
이처럼 울산의 랜드마크로 손색이 없는 태화강에, 또 하나의 상징적인 랜드마크를 추가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바로 '태화강 위 오페라하우스' 건립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취임 후 시민의 문화와 예술에 대한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고, '꿀잼 문화도시'를 조성하고자 세계적 수준의 공연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건립 위치를 '태화강 위'로 계획한 것이 눈길을 끈다.
중구와 남구를 연결해 시민 화합을 도모한다는 의미를 담는 동시에, '강'이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세계에서도 유사 사례가 없는 특별한 공연장을 갖추겠다는 복안이다.
시는 현재 국내외 사례 조사 등을 통한 공연장 규모와 정체성 확립, 하천 점용에 관한 사항, 건립비용 마련 방안 등을 연구하는 '사전 타당성 조사 및 기본구상 용역'을 진행 중이다.
시는 일단 공연장 규모로 2천500석과 1천석 등 건축물 2개 동을 구상하고 있으며, 건축 설계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건축가에게 맡길 예정이다.
공연장 건립 방식은 ▲ 태화강 상부에 건립하거나 ▲ 강 양측인 중구와 남구 둔치에 각각 공연장을 짓고 교각으로 연결하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다. 다만 국가하천인 태화강 상부에 대규모 공연장을 짓는 사업인 만큼 필요한 절차나 비용 마련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시는 하천 수위 변화와 유수 흐름 등 여러 복합적인 사항들을 검토해 하천 고유 기능에 지장이 없는 최선 안을 먼저 마련한 뒤, 관련 중앙부처와 협의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또 건립 비용을 자체 예산으로 확보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국비 확보와 민간 투자 유치 등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김두겸 시장은 "'공업도시 울산, 노잼도시 울산'을 벗어나 제조업과 문화예술이 두 축이 돼 울산 발전을 견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태화강 위 세계적 공연장은 울산의 문화 수준을 지금보다 몇 단계나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생태성 되찾은 친수공간 태화강, 명실상부한 랜드마크…'자연주의 정원'도 기대 [※ 편집자 주 = 울산은 기록적인 제조업 성장을 앞세워 '산업수도'라는 위상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시민 삶의 질이나 기품 있는 도시 이미지와 직결되는 사회 기능들은 등한시됐고, 끝내 '노잼도시'(재미없는 도시)라는 오명을 떠안고 말았습니다.
일과 생활의 균형이 어느 때보다 중시되는 시대에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아킬레스건을 극복하고자 울산시가 관광, 스포츠 인프라, 생태, 문화시설 분야에서 굵직한 사업들을 추진합니다. '꿀잼도시'(매우 재미있는 도시)로 반전하는 게임체인저가 될 이들 사업을 소개하는 기사를 3회에 걸쳐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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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1962년 특정공업지구 지정을 계기로 공업화와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됐다. 그 과정에서 도시 환경이 나빠졌고, 특히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 수질은 급격히 생태성을 잃었다.
뒤늦게나마 2000년대 초반부터 울산시를 주축으로 시민, 민간단체, 기업 등이 태화강 생태 회복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치수적으로 안전하면서 생태적으로 건강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태화강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각 가정에서 나오는 오수와 빗물을 분리하는 분류식 하수관이 설치됐다. 자원봉사자들이 수중 쓰레기를 수거하는 정화 활동을 전개했고, 폐수가 다량 발생하는 기업들은 폐수 자동측정기를 설치해 자발적 감시에 동참했다.
이런 관심과 노력에 화답하듯, 태화강은 차츰 생태성을 회복했다.
연어와 황어 등 회귀 어류는 산란을 위해 매년 태화강으로 돌아오고, 뛰어난 서식 환경을 갖춘 태화강변은 매년 떼까마귀와 백로류가 찾는 국내 대표 철새도래지가 됐다.
수달과 삵의 행동반경이 강 하류까지 확대되고, 멸종 위기종을 비롯한 700여 종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환경의 보고'로 변모했다.
태화강은 생태도시 울산의 명실상부한 랜드마크가 됐고, 이제 시민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 '죽음의 강→국가정원' 환골탈태한 태화강, 휴식·여가 공간 즐비
기적이라고까지 불린 태화강의 수질 개선은 '친수공간'이라는 선물을 시민들에게 선사했다.
대도시 내 대규모 수변 녹지공간은 전국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였고, 한때 '죽음의 강'에서 '자연·생태의 보고'로 환골탈태했다는 극적인 스토리까지 갖췄다.
시는 이런 특장점을 내세워 국가정원 지정을 추진했고, 결국 2019년 7월 태화강 일원 83만5천452㎡는 순천만에 이어 대한민국 2호 국가정원이 됐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산책이나 달리기, 자전거 타기, 각종 축제나 공연 행사장, 대나무숲이나 계절꽃 체험 등 다양한 목적을 위한 공간으로 시민 생활 기저에 자리 잡았다.
휴식이나 여가를 위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장소가 된 것이다.
국가정원은 계절별 아름다운 꽃과 향기를 선사하는 태화지구(48만4천998㎡)와 야생 조류의 힘찬 날갯짓을 볼 수 있는 삼호지구(35만454㎡)로 나뉜다.
이 2개 지구는 생태·수생·대나무·참여·계절·무궁화 등 6개 주제에 따라 조성된 20개 정원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2만3천㎡ 규모 잔디정원을 비롯해 야외무대가 조성된 소풍마당, 강을 안전하게 건너갈 수 있는 보행 전용 십리대밭교, 조선시대 '영남 3루'로 불리다가 소실됐으나 2014년 복원된 태화루, 일제강점기 군수물자 창고로 쓰였던 동굴을 정비해 체험공간으로 조성한 동굴피아 등 관광·여가시설도 즐비하다. 그중에서도 세계 최고 자연주의 정원 디자이너인 피트 아우돌프(Piet Oudolf)가 조성하는 '자연주의 정원'이 단연 기대를 모은다.
피트 아우돌프는 식물이 태어나서 죽고 사라지는 모든 과정이 아름답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자 여러해살이풀을 사용, 자연에 가까운 정원을 만드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미 다 자란 식물을 심어 특정 계절에만 화려한 경관을 뽐내는 정원이 아니라, 계절에 따라 자라는 다양한 식물들의 조화를 통해 사계절 내내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것이다.
현재 자연주의 정원은 과거 국화정원이었던 1만8천㎡에 조성되고 있다.
우리나라 자생식물인 실새풀을 포함한 157종 7만1천289포기의 다양한 숙근 초화류(겨울에 잎과 줄기는 말라 죽지만, 뿌리는 계속 남아 이듬해 생육을 계속하는 식물)가 심어졌다.
현재 순조로운 생육 과정을 고려하면 올봄에 정원 윤곽이 드러나고, 가을에는 수준 높은 정원의 절정을 체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식물들이 안정적으로 뿌리내린 이후에는 태화강을 배경으로 계절마다 특색 있고 역동적인 자연경관이 연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정원 인프라는 계속 업그레이된다.
정원도시 기반이 되는 울산정원지원센터가 올해 10월께 준공된다.
태화루가 있는 용금소에 스카이워크(바닥이 투명한 다리를 이용해 강 위를 걷고 조망할 수 있는 시설물)가 설치되며, 태화강 둔치 학성교 하부에 약 2천㎡의 억새정원과 산책로가 추가로 조성돼 볼거리를 제공한다.
남구 남산로 태화강전망대∼동굴피아 구간 일원에 문화광장을 조성하는 사업도 본격화된다. ◇ 세계적 건축가가 설계한 오페라하우스, 태화강 위에 만든다
이처럼 울산의 랜드마크로 손색이 없는 태화강에, 또 하나의 상징적인 랜드마크를 추가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바로 '태화강 위 오페라하우스' 건립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취임 후 시민의 문화와 예술에 대한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고, '꿀잼 문화도시'를 조성하고자 세계적 수준의 공연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건립 위치를 '태화강 위'로 계획한 것이 눈길을 끈다.
중구와 남구를 연결해 시민 화합을 도모한다는 의미를 담는 동시에, '강'이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세계에서도 유사 사례가 없는 특별한 공연장을 갖추겠다는 복안이다.
시는 현재 국내외 사례 조사 등을 통한 공연장 규모와 정체성 확립, 하천 점용에 관한 사항, 건립비용 마련 방안 등을 연구하는 '사전 타당성 조사 및 기본구상 용역'을 진행 중이다.
시는 일단 공연장 규모로 2천500석과 1천석 등 건축물 2개 동을 구상하고 있으며, 건축 설계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건축가에게 맡길 예정이다.
공연장 건립 방식은 ▲ 태화강 상부에 건립하거나 ▲ 강 양측인 중구와 남구 둔치에 각각 공연장을 짓고 교각으로 연결하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다. 다만 국가하천인 태화강 상부에 대규모 공연장을 짓는 사업인 만큼 필요한 절차나 비용 마련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시는 하천 수위 변화와 유수 흐름 등 여러 복합적인 사항들을 검토해 하천 고유 기능에 지장이 없는 최선 안을 먼저 마련한 뒤, 관련 중앙부처와 협의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또 건립 비용을 자체 예산으로 확보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국비 확보와 민간 투자 유치 등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김두겸 시장은 "'공업도시 울산, 노잼도시 울산'을 벗어나 제조업과 문화예술이 두 축이 돼 울산 발전을 견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태화강 위 세계적 공연장은 울산의 문화 수준을 지금보다 몇 단계나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