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연인·배우자 소환하는 요즘 예능…"시청자들 '쿨'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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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선 이소라-신동엽 함께 출연…일반인 예능 '환승연애'도 인기
"달라진 연애관·결혼관 반영"…솔직한 모습에 긍정적 반응"'환승연애' 나간다고 그러셨다면서요? 놀랍게도 한혜진씨도 '환승연애' 나가겠다고 했어요."
지난 2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강심장VS'의 한 장면이다.
이날 출연한 모델 이현이는 자신의 결혼에 관해 이야기하던 중 무심코 비슷한 나이대의 유명 모델 한혜진을 언급했는데, 맞은편 자리에 있는 진행자 전현무를 보고 문득 떠오른 듯 "얘기해도 괜찮죠?"라며 양해를 구했다.
이어 이현이는 한혜진이 최근 유튜브에서 헤어진 연인이 함께 출연하는 티빙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환승연애'에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던 것을 언급했다.한혜진과 한때 공개 연인 사이였던 전현무 역시 공개석상에서 비슷한 발언을 한 바 있다.
4일 방송가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들이 옛 연인이나 배우자를 언급하거나 함께 출연해 이야기를 나누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이는 옛 연인이나 배우자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금기시하지 않게 된 시대상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강심장VS'와 같은 날 방송된 SBS의 예능 '신발 벗고 돌싱포맨'(이하 '돌싱포맨')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이날 방송에서 출연자들은 '출연료 삭감'과 'X(옛 연인)와 방송 출연' 중 무엇이 나을지를 두고 각자의 의견을 나눴다.
이 과정에서 김준호와 탁재훈이 이상민을 향해 "이혜영과 마주치면 어떻게 할 거냐"고 집요하게 물어봤고, 이에 이상민은 짜증스럽게 "그걸 왜 물어보냐고, 안 마주쳤잖아"라고 받아쳐 웃음을 자아냈다.이상민과 이혜영은 2004년 결혼했다가 이듬해 이혼했다.
'돌싱포맨'은 제목 그대로 이혼한 출연자(돌싱) 이상민, 탁재훈, 임원희, 김준호 네 명이 출연한다.
이상민과 한때 부부 사이였던 이혜영은 이 프로그램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다.
이혜영은 작년 12월 20일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자신이 '돌생포맨'에서 자주 언급되는 상황에 대해서 털어놨다.
이혜영은 "탁재훈에게 전화해서 '너무하는 것 아니냐?'고 물어봤다"며 "탁재훈이 '다시는 못 하게 하겠다'고 했는데, 그다음 주에 또 하더라"라고 설명했다.방송에 비해 표현에 제약이 덜한 유튜브에서는 훨씬 자유롭게 옛 연인이나 배우자를 언급한다.
이혜영은 작년 9월 28일 이상민과도 인연이 깊은 가수 이지혜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상민을 향한 영상편지를 남겼다.
한혜진이 '환승연애'에 출연하고 싶다고 말한 것도 유튜브에서다.
모델 이소라의 유튜브 채널의 작년 12월 6일 동영상에는 이소라와 신동엽이 함께 등장해 700만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소라와 신동엽은 1997년부터 서로 교제하는 사실을 대중에 공개했으나 2001년 결별 사실이 알려졌고, 이후 신동엽은 결혼해 두 자녀를 뒀다.
이 동영상에서 이소라와 신동엽은 어색한 분위기 속에 인사한 뒤 술을 마시며 과거 이야기를 나눴다.
신동엽은 "내가 (이 채널에) 나간다고 하니까 사람들은 '와이프(아내)가 괜찮대? 완전 대인배다' 이러는데, 그게 아니라 와이프가 네 골수팬이야"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대중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다.
영상을 본 이들은 댓글로 '서로 좋은 어른이 돼서 만나는 게 멋지다', '순도 높은 리얼 방송이다','옛 연인들이 이렇게 편하게 만나기도 쉽지 않을텐데 보기 좋다', '솔직한 모습이 뭉클하다'는 등의 반응을 남겼다.
연예인들이 헤어진 옛 연인 또는 이혼한 옛 배우자를 언급하고 함께 출연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과거에는 흔치 않았던 장면이다.
이 같은 변화는 우리 사회의 인식이 달라진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해석이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엔 우리 사회가 보수적이라 제약이 많고 조심할 것도 많아 섣불리 사적인 이야기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리얼하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답답하고 가식적이라고 느낀다"고 짚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연애관이나 결혼관이 과거보다 더 열려 있는 분위기로 바뀌었다"며 "이전에 사귀었던 연인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이례적인 일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대중이 '쿨'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과거의 교제를 스스럼없이 언급하는 것은 연예인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티빙 예능 프로그램 '환승연애'는 서로 교제하다가 헤어진 일반인 남녀들을 섭외해 일정 기간 함께 생활하게 한다.
출연자들은 과거의 연인과 새로운 이성 사이에서 고민하기도 하고, 자신과 교제했던 사람이 다른 이성과 가까워지는 모습에 혼란스러워하는 모습도 보인다.
과거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포맷이지만, '환승연애'는 높은 인기를 얻으며 순항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2021년 시즌1이 공개된 이후 많은 화제를 남겼고, 현재는 시즌3이 공개되고 있다.티빙에 따르면 '환승연애' 시즌3은 티빙의 자체 제작물 가운데 첫 주 유료가입 기여자 수 역대 1위를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연합뉴스
"달라진 연애관·결혼관 반영"…솔직한 모습에 긍정적 반응"'환승연애' 나간다고 그러셨다면서요? 놀랍게도 한혜진씨도 '환승연애' 나가겠다고 했어요."
지난 2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강심장VS'의 한 장면이다.
이날 출연한 모델 이현이는 자신의 결혼에 관해 이야기하던 중 무심코 비슷한 나이대의 유명 모델 한혜진을 언급했는데, 맞은편 자리에 있는 진행자 전현무를 보고 문득 떠오른 듯 "얘기해도 괜찮죠?"라며 양해를 구했다.
이어 이현이는 한혜진이 최근 유튜브에서 헤어진 연인이 함께 출연하는 티빙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환승연애'에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던 것을 언급했다.한혜진과 한때 공개 연인 사이였던 전현무 역시 공개석상에서 비슷한 발언을 한 바 있다.
4일 방송가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들이 옛 연인이나 배우자를 언급하거나 함께 출연해 이야기를 나누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이는 옛 연인이나 배우자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금기시하지 않게 된 시대상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강심장VS'와 같은 날 방송된 SBS의 예능 '신발 벗고 돌싱포맨'(이하 '돌싱포맨')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이날 방송에서 출연자들은 '출연료 삭감'과 'X(옛 연인)와 방송 출연' 중 무엇이 나을지를 두고 각자의 의견을 나눴다.
이 과정에서 김준호와 탁재훈이 이상민을 향해 "이혜영과 마주치면 어떻게 할 거냐"고 집요하게 물어봤고, 이에 이상민은 짜증스럽게 "그걸 왜 물어보냐고, 안 마주쳤잖아"라고 받아쳐 웃음을 자아냈다.이상민과 이혜영은 2004년 결혼했다가 이듬해 이혼했다.
'돌싱포맨'은 제목 그대로 이혼한 출연자(돌싱) 이상민, 탁재훈, 임원희, 김준호 네 명이 출연한다.
이상민과 한때 부부 사이였던 이혜영은 이 프로그램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다.
이혜영은 작년 12월 20일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자신이 '돌생포맨'에서 자주 언급되는 상황에 대해서 털어놨다.
이혜영은 "탁재훈에게 전화해서 '너무하는 것 아니냐?'고 물어봤다"며 "탁재훈이 '다시는 못 하게 하겠다'고 했는데, 그다음 주에 또 하더라"라고 설명했다.방송에 비해 표현에 제약이 덜한 유튜브에서는 훨씬 자유롭게 옛 연인이나 배우자를 언급한다.
이혜영은 작년 9월 28일 이상민과도 인연이 깊은 가수 이지혜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상민을 향한 영상편지를 남겼다.
한혜진이 '환승연애'에 출연하고 싶다고 말한 것도 유튜브에서다.
모델 이소라의 유튜브 채널의 작년 12월 6일 동영상에는 이소라와 신동엽이 함께 등장해 700만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소라와 신동엽은 1997년부터 서로 교제하는 사실을 대중에 공개했으나 2001년 결별 사실이 알려졌고, 이후 신동엽은 결혼해 두 자녀를 뒀다.
이 동영상에서 이소라와 신동엽은 어색한 분위기 속에 인사한 뒤 술을 마시며 과거 이야기를 나눴다.
신동엽은 "내가 (이 채널에) 나간다고 하니까 사람들은 '와이프(아내)가 괜찮대? 완전 대인배다' 이러는데, 그게 아니라 와이프가 네 골수팬이야"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대중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다.
영상을 본 이들은 댓글로 '서로 좋은 어른이 돼서 만나는 게 멋지다', '순도 높은 리얼 방송이다','옛 연인들이 이렇게 편하게 만나기도 쉽지 않을텐데 보기 좋다', '솔직한 모습이 뭉클하다'는 등의 반응을 남겼다.
연예인들이 헤어진 옛 연인 또는 이혼한 옛 배우자를 언급하고 함께 출연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과거에는 흔치 않았던 장면이다.
이 같은 변화는 우리 사회의 인식이 달라진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해석이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엔 우리 사회가 보수적이라 제약이 많고 조심할 것도 많아 섣불리 사적인 이야기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리얼하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답답하고 가식적이라고 느낀다"고 짚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연애관이나 결혼관이 과거보다 더 열려 있는 분위기로 바뀌었다"며 "이전에 사귀었던 연인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이례적인 일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대중이 '쿨'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과거의 교제를 스스럼없이 언급하는 것은 연예인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티빙 예능 프로그램 '환승연애'는 서로 교제하다가 헤어진 일반인 남녀들을 섭외해 일정 기간 함께 생활하게 한다.
출연자들은 과거의 연인과 새로운 이성 사이에서 고민하기도 하고, 자신과 교제했던 사람이 다른 이성과 가까워지는 모습에 혼란스러워하는 모습도 보인다.
과거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포맷이지만, '환승연애'는 높은 인기를 얻으며 순항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2021년 시즌1이 공개된 이후 많은 화제를 남겼고, 현재는 시즌3이 공개되고 있다.티빙에 따르면 '환승연애' 시즌3은 티빙의 자체 제작물 가운데 첫 주 유료가입 기여자 수 역대 1위를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