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회복 올인…카드 소득공제 상향·부가세 간이과세자 기준 상향 [2024 경제정책방향]

사진=뉴스1
올해 하반기부터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자 기준이 현행 8000만원에서 1억원 안팎까지 상향된다. 올 상반기 전통시장 소득 공제율도 현행 40%에서 80%로 확대된다. 영세 소상공인 126만명은 올 1분기에 대상으로 20만원의 전기료를 지원받을 수 있다.

정부는 4일 ‘2024 경제정책방향’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내수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작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등 수출을 앞세워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내수 소비는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세제·재정 인센티브를 앞세운 소상공인·취약계층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과 함께 소비·관광 부문을 활성화시켜 내수 부문으로 경기 회복의 온기를 확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소상공인 응원 3대 패키지 준비

우선 정부는 소상공인을 위한 이른바 ‘3대 패키지 전략’을 추진한다. 정부는 1분기 중에 영세 소상공인 126만명을 대상으로 업체당 20만원씩 전기료 감면을 지원한다. 전체 예산은 2520억원이 소요된다. 상생금융과 재정 지원 등을 통해 2조3000억원 이상 규모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이자 부담도 덜어준다. 은행권이 자체 마련한 2조원에 더해 정부가 제2금융권에서 대출받은 자영업자·소상공인 이자환급 지원 비용으로 3000억원의 재정 지원을 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최근 물가 상승률을 감안해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자 기준을 현행 8000만원에서 상향하기로 했다. 간이과세는 영세사업자에게 세금계산서 발급 의무를 면제하고 간이영수증을 발행하도록 하는 제도다. 연 매출액이 8000만원에 미달하는 개인사업자는 간이과세자로 규정해 세금계산서의 작성교부·제출, 신고·납부 등을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부가세 간이과세자 기준이 바뀌는 건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기획재정부는 간이과세자 기준을 48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올렸다. 기재부는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을 조속히 개정해 하반기부터 상향된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새 기준은 1억원 안팎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전통시장 소득공제율도 올 상반기에 한해 현행 40%에서 80%로 상향된다. 전통시장에서 주로 쓰이는 온누리상품권의 사용처도 지금보다 5만개 이상 늘리고, 발행량도 지난해 4조원에서 올해 5조원으로 1조원 늘리기로 했다.

○세제·재정 인센티브로 소비 살린다

소비 활성화를 위해 신용카드 소득공제도 대폭 확대된다. 카드를 많이 쓰면 더 많은 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우선 내년도 신용카드 사용액이 올해의 105%를 초과하면 초과분의 10%에 대해 100만원 한도에서 추가로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카드 사용액이 올해 2000만원에서 내년 3100만원으로 늘어나면 105%(2100만원)를 초과하는 1000만원을 기준으로 10%(100만원)를 추가 공제해주는 방식이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도 소비 진작을 위해 도입한 신용카드 소비증가분의 소득공제 조치를 재도입하는 것이다.

노후차를 폐차하고 신차를 구입하는 경우 개별소비세를 70% 한시 인하한다. 전기차는 업계의 가격 인하에 비례해 구매보조금을 추가 지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지급 수준은 지난해 9~12월 한시 시행한 최대 100만원의 보조금 추가 지급 조치를 감안해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취약계층과 소상공인 대상 LED 조명 및 노후 냉·난방기 교체에 드는 지원예산도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 지난해 806억원이었던 관련 예산이 올해 1498억원까지 증액됐다. 정부는 해당 예산을 최대한 조기 집행하고, 필요시 추가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소비 활성화를 위해 내·외국인 대상 관광 활성화 방안도 추진된다. 우선 매년 6월에 연 1회 진행했던 ‘여행가는 달’을 2월과 6월 2회로 확대해 연초부터 관광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여행가는 달엔 연계 숙박 할인과 함께 KTX와 항공권 등 프로모션이 진행된다. 특히 숙박 할인을 지원하는 숙박쿠폰은 올해 9만장에서 45만으로 대폭 늘어난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중국 단체관광객 대상 비자 수수료 면제도 올해 연장된다. 면제 대상도 중국 1곳에서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인도, 캄보디아 등 6곳으로 확대된다. 정부는 올해 200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