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화석연료 자산 매물 쏟아진다…佛, 강제 매각 압박

사진=AFP
유럽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가 보유 중인 수십억 유로에 달하는 화석연료 자산들이 매물로 쏟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프랑스 정부가 ESG 관련 규칙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모닝스타의 호텐스 비오이 지속가능성 글로벌 연구 책임자는 3일(현지시간) "프랑스 정부가 내건 새로운 규정의 포괄적인 성격으로 인해 유럽의 ESG 펀드들의 포트폴리오가 근본적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2025년 초부터 '사회적 책임' 등과 같은 라벨이 포함된 ESG 관련 펀드는 새로운 탄화수소 탐사, 개발 또는 정제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기업들에 투자할 수 없다"는 내용 등이 담긴 규정을 발표했다.프랑스 재무부는 "ISR 라벨 펀드의 주식 투자 요건을 강화함으로써 기후변화와의 싸움을 ISR 도입의 핵심 원칙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ISR 라벨 펀드는 전체 포트폴리오의 15% 이상을 친환경 에너지 전환 계획을 수립한 기업에 투자해야 할 것"이라며 "2015년 파리 기후변화 협정을 제대로 이행하려면 이 같은 포트폴리오 기준은 더욱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는 2016년 ESG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국가 인증인 ISR 라벨을 도입했다. 이번 규정 개편은 무늬만 친환경 투자를 내세운 이른바 '그린워싱' 펀드를 색출하기 위해 ISR 라벨의 부착 기준을 처음으로 강화한 것이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현재 1200여개의 ISR 라벨 펀드가 70억유로의 에너지 기업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45%는 석유 및 가스 관련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많은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중복 비용 절감 등을 위해 유럽 전역에서 동일한 ESG 펀드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프랑스 정부의 새 규칙은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