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주가 단기 고점 찍었나…저커버그, 주식 5억달러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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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동안 128만여주 매도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스 최고경영자(CEO·사진)가 5600억원 규모의 메타 주식을 처분했다. 저커버그가 보유 주식을 매도한 것은 2021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월가에선 빅테크 주식들이 고점을 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메타 등 美 빅테크 주가 조정
증권가 "상승 랠리 끝나간다"
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지난해 11월 1일부터 12월 말까지 128만여 주를 매도해 4억2800만달러(약 5600억원)를 현금화했다.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메타는 약 0.01% 오른 344달러에 거래됐다. 대량 매도에도 주가가 급락하지 않은 이유는 거래가 사전에 정한 수량, 날짜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기업 내부자가 자사 주식을 매매하려면 120일 전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고해야 한다.외신에 따르면 올해 39세인 저커버그는 메타 지분 약 13%를 보유하고 있다. 순자산은 1250억달러(약 163조원)로 추정된다.
시장에선 메타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갈지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메타 주가는 지난 1년간 170% 넘게 올랐다. 3일(현지시간) 종가는 344.47달러로 2022년 11월 저점(90.79달러)과 비교하면 약 네 배 높은 수준이다.메타를 포함한 미국 빅테크 주식들은 지난해 말부터 조정을 받고 있다. 애플,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테슬라, 엔비디아의 주가를 추종하는 ‘블룸버그 매그니피센트7 지수’는 4거래일 연속 하락(-3.4%)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주가가 충분히 오른 데다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면서 차익실현 물량이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티브 소스닉 인터랙티브브로커스 전략가는 “모멘텀이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면 상승 랠리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통화정책도 변수로 꼽힌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올해부터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지만, 최근 금리 인하폭이 시장 예상만큼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경기 연착륙 확률을 낮춰 잡는 투자자가 늘어나면 미국 주식을 사는 수요도 줄어들 수 있다.
박의명/오현우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