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송영길 구속기소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
檢 "조직적 금품살포 최종 책임"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을 받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6000만원이 넘는 돈봉투를 뿌리고 7억원대 정치 자금을 불법으로 받는 등 이번 사건의 정점에 있는 인물로 규정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4일 송 전 대표를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송 전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대표로 당선되기 위해 2021년 3~4월 총 6650만원이 든 돈봉투를 민주당 국회의원, 지역본부장에게 살포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공직 선거와 달리 정당 경선에선 선거운동 관계자, 선거인 수당 등 모든 금품 제공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송 전 대표는 수억원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의혹에도 휘말려 있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이 설립한 외곽 후원 조직인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를 통해 2020년 1월~2021년 12월 총 7억6300만원의 불법 정치 자금을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2021년 7~8월 여수국가산업단지 소각처리시설 관련 청탁 명목으로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4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이 자금 또한 먹사연을 통해 전달된 정황이 수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검찰은 송 전 대표를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의 최종 의사결정권자이자 최대 수혜자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유력 정치인이 먹사연이란 공익법인을 사적인 정치 외곽 조직으로 변질시켰다”며 “먹사연을 기업인들로부터 정치 자금과 뇌물을 수수하는 창구로 활용하고, 당 대표 당선을 위해 조직적으로 금품을 받고 살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현직 국회의원에게 제공된 돈봉투 20개의 사용처도 지속적으로 수사할 예정이다. 국회에서 확보한 의원들의 동선, 관계인의 진술 등을 교차 검증해 돈봉투를 받았다고 지목된 의원 중 상당수를 특정했다고 알려진 만큼 오는 4월 총선 이전에 줄줄이 소환조사를 벌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송 전 대표는 자신의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일 변호인을 통해 “공소가 제기되면 변호사들과 함께 치밀하게 변론 준비를 해 사법부에서 무죄판결을 받아 내겠다”고 밝혔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