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문턱 낮춘 고학찬 前예술의전당 사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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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77세…은퇴 후에도 자선 활동고학찬 전 예술의전당 사장이 4일 별세했다. 향년 77세.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동양방송(TBC)에서 PD로 재직하던 그는 라디오 드라마 ‘손오공’, 코미디 프로그램 ‘좋았군 좋았어’, 황인용 사회자의 ‘장수만세’ 등 인기작을 다수 만들었다. 1980년 언론사 통폐합으로 동양방송이 해체된 뒤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건너가 식당 매니저와 바텐더 등으로 일하며 미국 최초의 한국어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뉴욕 한인방송 편성국장, 삼성영상사업단 방송본부 총괄국장, 윤당아트홀 관장 등을 거친 그는 2013년부터 제14대와 15대 예술의전당 사장을 지냈다. 예술의전당 30년 역사상 유일하게 6년의 임기를 보낸 인물이다.
고인은 예술의전당 사장으로 재직하며 예술의 문턱을 낮추고 문화의 영토를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연영상화사업을 시작해 오페라와 발레의 대중화에 힘썼고, 서예 장르를 되살리는 서울서예박물관을 재개관했다. 우리 가곡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콘서트를 진행하고 어린이예술단을 창단하는 등 수많은 업적을 남겼다.
고인은 또 2019년 오랜 꿈이던 가수 활동을 유튜브를 통해 시작했다. 지난해 ‘정오의 가곡’ 콘서트, ‘영문서예전’ 등을 기획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난민 어린이 돕기를 위한 자선 공연을 펼쳤다. 빈소는 서울 한양대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7일 오후 1시. 유족으로는 부인 안정희 씨가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