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원론 산책] 소비·소득이 서로 영향주며 총생산량 변화시켜

(76) 소비와 소비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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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요는 소비, 투자, 정부지출, 순수출로 구성된다. 이 중 소비(consumption)는 1년 동안 생산된 최종재 중에서 가계에서 구입하는 소비재의 총시장가치로서, 총수요를 구성하는 요소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 나라의 총생산량은 총수요와 총공급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되는데, 소비가 총수요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항목이므로 한 나라의 총생산량을 결정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소비가 증가하면 총수요가 증가해서 한 나라의 총생산량도 증가할 것이므로 소비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소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소득이다. 그런데 가계의 소득이 증가하려면 한 나라의 총생산이 증가해야 하고, 총생산이 증가하기 위해서는 총수요가 증가해야 한다고 바로 앞에서 언급했다. 이처럼 소득과 소비는 상호작용하는 관계로, 소비의 증가가 소득의 증가로, 소득의 증가가 다시 소비의 증가로 이어지면서 한 나라의 총생산량이 증가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관계를 반대로 생각하면 소비의 감소는 소득의 감소로, 소득의 감소는 다시 소비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고, 이러한 상호작용은 한 나라의 총생산량을 감소시키게 될 것이다. 따라서 소비의 증가도 중요하지만, 소비가 감소하지 않도록 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소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소득인데, 더 정확히 말하면 소득에서 세금을 차감한 가처분소득이다. 따라서 소비함수도 소비와 가처분소득의 관계를 보여주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표현된다.

C(소비) = a+b(Y-T)(가처분소득)

이 식에서 a는 가처분소득과 무관하게 결정되는 소비로, 독립 소비라고 부른다. b는 가처분소득과 소비가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나타내는지 보여주는 수치로, 한계소비성향이다. Y는 소득이고 T는 세금으로, Y-T는 가처분소득이 된다. 소비가 가처분소득에 영향을 받는다는 소비이론을 절대소득가설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위의 소비함수는 절대소득가설에 입각한 소비함수라고 할 수 있다. 절대소득가설은 소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인 소득을 가처분소득으로 규정한 이론으로 소비와 소득의 관계를 너무 단순하게 접근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비판을 극복하는 소비이론으로 항상소득가설과 생애주기가설이 있다.항상소득가설에 따르면, 사람들이 얻는 소득은 항상소득(permanent income)과 임시소득(transitory income)으로 구분된다. 항상소득은 일생에 걸친 평균적 소득을 의미하고, 임시소득은 일시적인 여건 변화로 인해 생긴 소득이다. 예를 들어 연봉 1억 원을 받는 회사원이 연말에 성과급으로 1000만 원의 보너스를 받으면, 연봉은 항상소득이 되는 것이고 1000만 원은 임시소득이 되는 것이다. 항상소득가설은 소비가 임시소득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긴 하지만 주로 항상소득의 영향을 받으므로 임시소득을 증가시켜 가처분소득이 증가한다 해도 소비는 많이 증가하지 않고 항상소득을 증가시켜야 소비가 증가한다는 주장이다.

생애주기가설도 소비자들이 소비를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태도를 지녔음을 강조한다. 하지만 일생에 걸친 소득과 소비의 변화양상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항상소득가설과 차이가 있다. 이 가설에 따르면, 소비자는 현재의 소득이 아니라 일생 동안의 소득을 염두에 두고 현재의 소비수준을 결정하고, 전 생애에 걸쳐 이 소비수준을 유지하므로 소비는 그때그때의 소득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는 이론이다.

소득 이외에 소비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재산, 물가수준, 이자율, 미래 소득 등이 있다. 재산이 많아지면 소비가 증가할 것이고, 물가수준이 높아지면 소비는 감소할 것이다. 이자율과 미래 소득은 항상소득이나 생애주기에 포함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이들의 변화가 직접 소비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이자율의 경우, 이자율이 하락하면 저축이 감소하고 소비가 증가할 수 있고, 미래 소득이 증가하면 현재 소비까지도 증가할 수도 있다.

√ 기억해주세요

김형진 중앙대 강사
일반적으로 소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소득이다. 그런데 가계소득이 증가하려면 한 나라의 총생산이 증가해야 하고, 총생산이 증가하기 위해서는 총수요가 늘어야 한다. 이처럼 소득과 소비는 상호작용하는 관계로, 소비의 증가가 소득의 증가로, 소득의 증가가 다시 소비의 증가로 이어지면서 한 나라의 총생산량이 증가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