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미사일에 맞을라'…수에즈 운하 선박 운송 20%↓

수에즈 지나는 선박들, 그동안 20여차례 공격받아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가 민간 선박들을 계속 공격하자 수에즈운하를 통한 선박 운송이 5분 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운영하는 운송 모니터링 플랫폼 포트워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2일까지 수에즈운하를 통과한 선박은 앞선 해 같은 기간보다 20% 감소했다.

선사들이 후티 반군의 공격을 피해 선박들을 다른 경로로 돌렸기 때문이다.

세계 2위 해운업체 머스크가 처음 우회를 발표한 지난 15일부터 이달 2일까지로 범위를 넓히면 감소폭은 10%였다. 머스크는 지난주 수에즈운하 관문인 홍해를 통한 운송을 재개한다고 했다가 지난 2일 다시 중단 입장으로 돌아섰다.

머스크는 이에 따라 이날 홍해에 갇혀있던 컨테이너선 5척 가운데 4척이 경로를 바꿨다고 밝혔다.

나머지 한 척도 수에즈운하는 통과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선박은 예멘 인근을 항해할 예정이었으나 머스크가 수에즈운하 운항 중단을 발표한 뒤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었다.

우회로 이용에 따라 운송에 걸리는 기간이 길어지고 거리도 멀어지면서 운송비용이 급증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머스크는 지난달 운송혼란가산금(TDS)과 성수기 추가금(PSS)을 부과하기로 했다. 중국에서 북유럽으로 가는 20피트 컨테이너 하나당 700달러(약 92만원)를 추가로 받겠다는 것이다.

40피트 컨테이너의 경우 아시아~북유럽 운송비는 지난달 중순보다 173% 뛰어 4천달러를 넘었다.

글로벌 컨테이너선의 약 3분의 1이 수에즈운하를 이용하고 있는데, 선박들이 남아공 쪽으로 돌아가면서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왕복 연료비는 1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후티 반군은 작년 11월 19일 이후 수에즈운하를 지나는 선박들에 대해 20차례가 넘는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을 퍼부었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한다는 명분 아래 이스라엘과 관련한 선박이나 이스라엘로 향하는 선박이 목표라고 밝혔지만, 상당수 선박은 이스라엘과 연관이 없고 목적지도 이스라엘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미국 등은 지난달 다국적 해군 기동대 '번영 수호자 작전'을 개시하는 것으로 대응했지만 해운사들을 안심시키지 못하고 있다.
미 군함은 후티 반군이 발사하는 미사일을 격추한 데 이어 지난달 31일엔 후티 반군 고속단정을 침몰시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