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태영, 채권단과 신뢰 형성 안돼…날짜 많지않다"

롯데건설 위기설엔 "태영과 달라"…"코로나 '신용사면' 바로 검토"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태영그룹과 채권단이) 상호 간 신뢰 형성이 안 된 것 같다"며 태영 측에 신뢰할 만한 안을 빨리 제시해달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5일 서울 중구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서민금융지원 현장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태영그룹이 제시한 자구안이 채권단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에 대해 "채권단 판단이 제일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그는 "출발점은 문제 된 기업을 살리기 위해 대주주가 진정성 있게 (자구노력을) 한다는 믿음을 채권단이 가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상호 간 신뢰 형성이 안 된 거 같다"며 "'이 정도는 돼야 워크아웃이 성공한다'에 대한 합의를 이뤄야 한다.

오는 11일(1차 채권단협의회)까지 날짜가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천549억원을 둘러싸고 태영그룹과 채권단의 해석이 엇갈리는 데 대해 "워크아웃의 속성상 밀고 당기기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태영그룹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전액을 태영건설을 위해 사용했다고 발표했지만, 채권단은 TY홀딩스 연대보증채무 상환액(890억원)을 태영건설 자구안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밀고 당기는 과정은 불가피하지만, 진정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며 "'워크아웃을 한 번 해볼 만하다'고 판단할 만한 안을 제시해줬으면 하는 게 채권단의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채무 우려가 롯데건설에도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저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롯데건설은 이런 상황을 대비해 작년부터 유동성을 확보했고, 태영건설과 건설사 성격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국면에서 대출을 연체해 이력이 남은 차주가 빚을 갚으면 연체정보를 삭제해주는 이른바 '신용 사면'에 대해서는 "크게 어렵지 않다"며 "바로 검토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IMF 위기 등 특수한 상황에서는 불가피하게 연체가 될 수 있다"며 "과거에도 신용정보에 대해 빨리 정상적인 경제생활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해준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