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폭탄' 던지던 北, 실제 포격…서해안 200여 발 도발
입력
수정
지면A1
연평·백령도 주민들 긴급 대피북한이 5일 서해 접경지 일대에서 200여 발의 포사격 도발을 했다. 지난해 9·19 남북군사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북한이 최근 관영매체를 동원해 대남 ‘막말 폭탄’을 쏟아낸 데 이어 실제로 포문을 연 것이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군사 도발 수위를 계속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軍, 400발 이상 대응 해상사격
北 "우린 동족이란 개념 삭제"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이날 오전 9시께부터 11시까지 2시간여 동안 백령도 북쪽 장산곶 일대와 연평도 북쪽 등산곶 일대에서 200발 이상의 사격을 실시했다. 우리 국민과 군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날 백령도와 연평도에 ‘대피령’이 내려져 주민들이 대피소로 몸을 피했다.북한의 사격은 대부분 해안포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사격 지점은 2018년 체결한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해상 무력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 설정한 서해 해상완충구역에 속한다. 북한이 해상완충구역에 포사격을 한 것은 2022년 12월 6일 강원 고성·금강 일대에서 실시한 사격 이후 1년1개월 만이다.
합참 관계자는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발 행위”라고 비판했다.
우리 군은 북한 도발에 대한 상응 조치로 서북 도서에서 대응 해상 사격을 실시했다. 군당국에 따르면 백령도에 있는 해병 6여단 등은 이날 오후 3시께부터 K-9 자주포, 전차포 등을 동원해 해상 사격훈련을 했다. 북한이 해상 사격을 시작한 뒤 약 6시간 만에 대응 사격에 나선 것이다.조선중앙통신은 같은 날 “적들이 소위 대응이라는 구실 밑에 도발로 될 수 있는 행동을 감행할 경우 우리 군대는 전례없는 수준의 강력한 대응을 보여줄 것”이라며 “민족, 동족이라는 개념은 이미 우리의 인식에서 삭제됐다”고 위협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