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장수 게임’ 둔 넥슨…운영 전략 풀고 AI NPC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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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인텔리전스랩스, 약 700명 인력 확보
게임 운영 솔루션 '게임스케일' 외부 공개
보안, 마케팅, 데이터 분석 기능도 제공
AI로 한국어 음성 만들어 감정 표현도
넥슨은 2017년 데이터 과학 연구조직인 ‘인텔리전스랩스’를 세웠다. 머신러닝과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게임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서였다. 이 연구 조직에 몸담은 이들만 약 700명. 단일 연구 조직으로는 국내 게임업계 내 최대 규모다. 넥슨 인텔리전스랩스는 지난해 4월 데이터 기반 솔루션인 ‘게임스케일’을 첫 공개했다. 10년 이상 운영되는 장수 게임 다수를 운영해본 경험과 신기술 역량을 자사가 아닌 외부 업체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업계 전반의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29년 게임 운영 노하우, B2B 솔루션으로 공급
넥슨은 세계 최장수 그래픽 MMORPG인 바람의나라를 30년 가까이 운영한 경험을 갖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FC온라인 등 다른 장수 게임도 운영하면서 이 업체는 실시간(라이브) 운영 경험과 이용자 데이터의 적극적인 활용이 게임의 생명을 늘리는 데 핵심이라고 파악했다. 게임스케일의 주안점도 이용자 경험 강화다. 이 솔루션은 게임 내 결제, 상점, 쿠폰 이용 등의 플랫폼 서비스와 보안, 데이터, 이용자 인터페이스(UX) 등의 분석 서비스에 기반하고 있다.
보안 강화를 통한 이용자 이탈 방지도 가능하다. 넥슨은 2022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출시 당시 서비스 시작 3시간 만에 비인가 프로그램을 활용한 사례를 적발해 신속 대응하기도 했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에서 이탈 가능성이 있는 이용자 중 40%의 재접속을 유도하거나 ‘FC온라인’이 3년 연속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데에도 이 플랫폼이 활용됐다.
넥슨 AI의 기술의 다음은...사람 같은 NPC
인텔리전스랩스는 생성 인공지능(AI)을 게임에 접목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이용자 즐거움을 극대화하는 데서 AI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준영 넥슨 인텔리전스랩스 본부장은 “넥슨만의 AI 모델을 만들기보다 현존하는 AI 모델을 갖고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는 쪽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생성 AI의 자체 개발에 집중하는 대신 AI로 이용자가 자신의 게임 스타일에 따라 게임 자체와 일대일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는 얘기다.
AI 윤리도 인텔리전스랩스가 관심을 두는 사안이다. 기술 발전을 윤리가 따라가지 못하면 AI에 대한 이용자 경험이 부정적으로 흘러갈 수 있다. AI NPC는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하므로 부정확하거나 거짓된 정보를 전달할 우려도 있다. 편향되거나 차별적인 발언을 할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인텔리전스랩스는 기존에 확보했던 욕설 및 도용 범죄 탐지 기술을 AI에 학습시키고 있다. 생성 AI 기술 활용에서 고려돼야 할 윤리 정책을 세우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인텔리전스랩스는 게임 이용자들이 미리 게임 관련 기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공간인 ‘넥슨 실험실’을 통해 이용자 개인화 콘텐츠를 지속 시험할 예정이다. 배 본부장은 “게임 몰입도와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것뿐 아니라 기존에 경험한 적이 없던 게임 플레이를 제공하겠다”며 “이를 위해 생성 AI를 비롯한 전방위적인 기술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