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풍향계] 예견된 조정…반등의 조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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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 주간 기준 10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두 달 이상 쉼 없이 상승한 데 따른 부담이 누적된 가운데 높아졌던 미국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후퇴하면서 2,700선을 넘보던 코스피가 다시 2,500대로 내려섰다. 시점의 문제였을 뿐 예견됐던 조정이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연말 상승장을 이끈 견고했던 투자심리가 꺾인 이상 증시가 재상승하려면 금리 전망이나 기업 실적에서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5일 2,578.08로 1주일 전인 지난달 28일(2,655.28)보다 2.90% 하락했다. 작년 11월 첫 주부터 9주 연속 상승한 이후 첫 주간 하락이다.
업종별로는 기계(-5.83%), 운수장비(-5.66%), 섬유의복(-5.25%), 보험(-5.23%), 금융(-5.19%), 증권(-4.55%), 화학(-4.07%), 유통(-3.46%), 철강금속(-3.40%), 비금속광물(-3.29%), 서비스(-2.43%), 전기전자(-2.39%) 등 대다수가 조정을 받았다.
반면 의료정밀(4.26%), 운수창고(1.50%), 의약품(1.17%)은 오름세를 유지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한 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2천46억원어치의 주식 현물을 순매수했으나 코스피200 선물을 1조8천895억원 순매도했다.
이로 인한 베이시스(현·선물 가격차) 축소 영향으로 프로그램 매물(1조4천791억원 순매도)이 출회되면서 주가 하락 압력을 높였다.
기관은 프로그램 매매를 포함해 2조4천832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2조2천393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에선 외국인이 467억원, 개인은 1천666억원을 순매수했으나 기관은 1천610원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는 주중 조정 움직임을 보였으나 낙폭이 크지 않았고 주 후반 반등해 1주일 전(866.57)보다 1.35% 오른 878.33으로 1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연말 과열 경고음 속에서도 이어지던 증시의 상승 흐름은 해가 바뀌어도 꺾이지 않는 듯 보였으나, 지난 3일 코스피가 돌연 급락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이 같은 반전은 무엇보다 앞서 9주 연속 상승에 따른 피로감과 가격 부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코스피는 지난해 10월 말 저점(종가 2,277.99)을 형성한 이후 지난 2일(2,669.81)까지 391.82포인트(17.20%) 상승했다.
그러다 이후 지난 3~5일 사흘간 총 91.73포인트(3.44%) 하락하면서 2개월간 상승분의 4분의 1(23.41%)을 반납했다.
미국 주요 주가지수도 9주 연속 상승한 뒤 내림세로 돌아섰는데 지난달 말부터 조정 움직임을 보였다.
양국 증시의 동반 조정은 연말 상승장의 주된 동력이었던 미국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흔들리면서 촉발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증시 안팎에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올 3월로 앞당겨지고 횟수도 올해 6회 이상이 될 것이란 낙관론이 팽배했으나, 점차 이런 기대가 연준의 실제 판단과 괴리가 크다는 회의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공개된 연준의 지난달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올해 중 기준금리 인하가 적절하다고 판단하면서 인하 시기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주중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들도 예상 밖의 호조를 보이면서 조기 금리인하 기대를 낮췄다.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이 4일 발표한 12월 미국 민간 기업 고용은 전월 대비 16만4천개 증가해 증가폭이 전달(10만1천개)보다 컸고 전문가들의 예상치(13만개)도 크게 웃돌았다.
이튿날(5일)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12월 미국 비농업 일자리도 전월 대비 21만6천건 늘어 증가세가 전달(17만3천개)을 앞지르고 전문가 예상치(17만건)를 넘어섰다.
조기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시장 금리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달 말 3.8%대에서 4.0%대로 20bp(1bp=0.01%포인트)가량 올랐으며, 우리나라 3년물 국고채 금리도 3.15%에서 3.28%로 상승했다. 그러나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 기조가 유지되는 데다 글로벌 경기의 연착륙 전망에 변화가 생긴 건 아니어서 증시의 조정폭은 제한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 기대가 연준 예상보다 크게 앞서 있었던 탓에 되돌림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디스인플레이션 베팅 종료는 아니라는 점에서 작년 9~10월과 같은 강도 높은 가격 조정은 아닐 것"으로 예상했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 속에 시장 금리가 급등한 작년 9월 중순부터 10월 말까지 코스피는 12% 이상 급락했다.
설령 가격 조정폭이 예상 밖으로 커지지 않는다 해도 마땅한 반등 모멘텀이 없다면, 주가지수가 박스권에서 등락하는 기간조정 양상을 보일 수도 있다.
따라서 앞으로 시장의 관심은 금리인하를 뒷받침할 경기둔화 신호나 기업실적 개선 등 반등 모멘텀을 찾는 데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조정폭이 크기 때문에 더 빠지기보다는 속도 조절을 할 것으로 본다"며 "4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있어 기업 실적을 확인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주(8~12일)는 증시에 영향을 미칠 이벤트들이 많다.
오는 8~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제약·바이오 업계의 최대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열리며, 9~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선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4'가 개최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는 두 행사와 관련된 종목들이 많이 움직일 것으로 본다"며 "CES에서 선보일 IT, 모빌리티 기술 관련 종목들이 유리하고 바이오주는 앞서 많이 올랐기 때문에 행사 후 숨고르기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11일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다.
지속되는 인플레이션 부담과 가계부채 우려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11·12일 공개되는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재조정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지영 키움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물가 지표가 공개되고 나서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해 시장이나 연준 내부적으로 변화가 생길 것 같은데 3월 금리인하 기대에 대한 정당성을 얼마나 부여할지 희석할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 기대가 정점을 통과했다는 점에서 CPI 결과에 따른 반등이 있더라도 제한적이고 물가 반등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경우 충격이 클 수 있다"며 "호재로서의 영향력보다는 악재로서의 영향력이 더 클 전망이어서 리스크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LG전자(8일)와 삼성전자(9일)를 필두로 4분기 실적 시즌이 개막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재차 상승하기 위해서는 연내 미국 기준금리 인한폭에 대한 투자자들과 연준 간의 간극이 좁혀지거나,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추가적인 실적 개선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주간 코스피 전망치를 2,500~2,620으로 제시했다.
이번 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정(한국 기준)은 다음과 같다. ▲ 9일(화) 미국 11월 무역수지
▲ 10일(수) 한국 12월 실업률
▲ 11일(목)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미국 12월 CPI
▲ 12일(금) 미국 12월 PPI, 중국 12월 CPI·PPI·12월 수출입
/연합뉴스
두 달 이상 쉼 없이 상승한 데 따른 부담이 누적된 가운데 높아졌던 미국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후퇴하면서 2,700선을 넘보던 코스피가 다시 2,500대로 내려섰다. 시점의 문제였을 뿐 예견됐던 조정이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연말 상승장을 이끈 견고했던 투자심리가 꺾인 이상 증시가 재상승하려면 금리 전망이나 기업 실적에서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5일 2,578.08로 1주일 전인 지난달 28일(2,655.28)보다 2.90% 하락했다. 작년 11월 첫 주부터 9주 연속 상승한 이후 첫 주간 하락이다.
업종별로는 기계(-5.83%), 운수장비(-5.66%), 섬유의복(-5.25%), 보험(-5.23%), 금융(-5.19%), 증권(-4.55%), 화학(-4.07%), 유통(-3.46%), 철강금속(-3.40%), 비금속광물(-3.29%), 서비스(-2.43%), 전기전자(-2.39%) 등 대다수가 조정을 받았다.
반면 의료정밀(4.26%), 운수창고(1.50%), 의약품(1.17%)은 오름세를 유지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한 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2천46억원어치의 주식 현물을 순매수했으나 코스피200 선물을 1조8천895억원 순매도했다.
이로 인한 베이시스(현·선물 가격차) 축소 영향으로 프로그램 매물(1조4천791억원 순매도)이 출회되면서 주가 하락 압력을 높였다.
기관은 프로그램 매매를 포함해 2조4천832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2조2천393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에선 외국인이 467억원, 개인은 1천666억원을 순매수했으나 기관은 1천610원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는 주중 조정 움직임을 보였으나 낙폭이 크지 않았고 주 후반 반등해 1주일 전(866.57)보다 1.35% 오른 878.33으로 1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연말 과열 경고음 속에서도 이어지던 증시의 상승 흐름은 해가 바뀌어도 꺾이지 않는 듯 보였으나, 지난 3일 코스피가 돌연 급락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이 같은 반전은 무엇보다 앞서 9주 연속 상승에 따른 피로감과 가격 부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코스피는 지난해 10월 말 저점(종가 2,277.99)을 형성한 이후 지난 2일(2,669.81)까지 391.82포인트(17.20%) 상승했다.
그러다 이후 지난 3~5일 사흘간 총 91.73포인트(3.44%) 하락하면서 2개월간 상승분의 4분의 1(23.41%)을 반납했다.
미국 주요 주가지수도 9주 연속 상승한 뒤 내림세로 돌아섰는데 지난달 말부터 조정 움직임을 보였다.
양국 증시의 동반 조정은 연말 상승장의 주된 동력이었던 미국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흔들리면서 촉발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증시 안팎에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올 3월로 앞당겨지고 횟수도 올해 6회 이상이 될 것이란 낙관론이 팽배했으나, 점차 이런 기대가 연준의 실제 판단과 괴리가 크다는 회의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공개된 연준의 지난달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올해 중 기준금리 인하가 적절하다고 판단하면서 인하 시기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주중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들도 예상 밖의 호조를 보이면서 조기 금리인하 기대를 낮췄다.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이 4일 발표한 12월 미국 민간 기업 고용은 전월 대비 16만4천개 증가해 증가폭이 전달(10만1천개)보다 컸고 전문가들의 예상치(13만개)도 크게 웃돌았다.
이튿날(5일)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12월 미국 비농업 일자리도 전월 대비 21만6천건 늘어 증가세가 전달(17만3천개)을 앞지르고 전문가 예상치(17만건)를 넘어섰다.
조기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시장 금리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달 말 3.8%대에서 4.0%대로 20bp(1bp=0.01%포인트)가량 올랐으며, 우리나라 3년물 국고채 금리도 3.15%에서 3.28%로 상승했다. 그러나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 기조가 유지되는 데다 글로벌 경기의 연착륙 전망에 변화가 생긴 건 아니어서 증시의 조정폭은 제한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 기대가 연준 예상보다 크게 앞서 있었던 탓에 되돌림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디스인플레이션 베팅 종료는 아니라는 점에서 작년 9~10월과 같은 강도 높은 가격 조정은 아닐 것"으로 예상했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 속에 시장 금리가 급등한 작년 9월 중순부터 10월 말까지 코스피는 12% 이상 급락했다.
설령 가격 조정폭이 예상 밖으로 커지지 않는다 해도 마땅한 반등 모멘텀이 없다면, 주가지수가 박스권에서 등락하는 기간조정 양상을 보일 수도 있다.
따라서 앞으로 시장의 관심은 금리인하를 뒷받침할 경기둔화 신호나 기업실적 개선 등 반등 모멘텀을 찾는 데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조정폭이 크기 때문에 더 빠지기보다는 속도 조절을 할 것으로 본다"며 "4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있어 기업 실적을 확인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주(8~12일)는 증시에 영향을 미칠 이벤트들이 많다.
오는 8~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제약·바이오 업계의 최대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열리며, 9~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선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4'가 개최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는 두 행사와 관련된 종목들이 많이 움직일 것으로 본다"며 "CES에서 선보일 IT, 모빌리티 기술 관련 종목들이 유리하고 바이오주는 앞서 많이 올랐기 때문에 행사 후 숨고르기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11일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다.
지속되는 인플레이션 부담과 가계부채 우려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11·12일 공개되는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재조정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지영 키움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물가 지표가 공개되고 나서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해 시장이나 연준 내부적으로 변화가 생길 것 같은데 3월 금리인하 기대에 대한 정당성을 얼마나 부여할지 희석할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 기대가 정점을 통과했다는 점에서 CPI 결과에 따른 반등이 있더라도 제한적이고 물가 반등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경우 충격이 클 수 있다"며 "호재로서의 영향력보다는 악재로서의 영향력이 더 클 전망이어서 리스크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LG전자(8일)와 삼성전자(9일)를 필두로 4분기 실적 시즌이 개막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재차 상승하기 위해서는 연내 미국 기준금리 인한폭에 대한 투자자들과 연준 간의 간극이 좁혀지거나,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추가적인 실적 개선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주간 코스피 전망치를 2,500~2,620으로 제시했다.
이번 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정(한국 기준)은 다음과 같다. ▲ 9일(화) 미국 11월 무역수지
▲ 10일(수) 한국 12월 실업률
▲ 11일(목)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미국 12월 CPI
▲ 12일(금) 미국 12월 PPI, 중국 12월 CPI·PPI·12월 수출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