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걷어내고 나무 심고…한강에 수달·맹꽁이 돌아왔다

서울시 작년 한강변에 나무 8만주 심어…올해 7만주 식재 예정
내년까지 흙·수풀 덮은 자연형 호안 조성 100% 달성 목표
서울시는 지난해까지 한강변에 총 46.9㎞에 달하는 자연형 호안(護岸·침식 등을 막기 위해 비탈에 설치하는 공작물)을 조성하고 작년 한해 8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고 7일 밝혔다. 시는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핵심 전략인 '자연과 공존하는 한강' 사업을 본격 추진하면서 한강에 자연친화 공간이 늘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시는 한강의 자연성 회복을 위해 호안을 덮은 콘크리트를 걷어낸 뒤 그 자리에 흙, 자갈, 모래 등을 깔고 수풀을 심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강변 전체 82㎞ 호안 가운데 자연형 호안으로 조성할 수 있는 57.1㎞를 자연형 호안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복원 대상이 아닌 24.9㎞ 구간은 접안 시설이 있거나 교량이 지나는 등 안전상의 이유로 자연형 호안으로 복원이 어려운 지역이다.

시는 지난해까지 복원 대상 구간의 약 82%인 46.9㎞를 자연형 호안으로 조성했다.

이어 올해는 망원한강공원 '홍제천 합류부∼성산대교, 서강대교∼마포대교' 2.0㎞, 강서한강공원 '서남물재생센터∼가양대교' 2.0㎞ 구간을 대상으로 자연형 호안을 조성한다. 이렇게 되면 전체 대상지 중 약 89%가 자연형 호안으로 바뀐다고 시는 설명했다.
또 내년까지 남은 6.2㎞도 복원해 자연형 호안을 100% 조성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자연형 호안 조성은 단순히 호안의 형태를 바꾸는 것이 아닌 생물 서식지를 복원하는 역할을 한다"며 "자연형 호안 조성으로 하천 생태계가 되살아나 한강 서식종과 생태계 다양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한강 숲 조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8만 그루의 나무를 한강변에 심었으며, 올해는 7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내년에 6만 그루를 추가로 심게 되면 총 371만 그루가 한강변에 숲을 이루게 된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멸종 위기 동물 등 다양한 생물종이 한강에 둥지를 틀고 있다.

시에 따르면 한강의 생물종은 2007년 1천608종에서 2022년 2천62종으로 늘었다.
실제 한강생태공원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삵, 맹꽁이를 비롯해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제323-8호)와 수리부엉이(324-2호) 등이 관찰됐다.

서울시 보호야생생물종인 오색딱따구리, 청딱따구리, 흰눈썹황금새 등도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시는 이 밖에도 한강의 자연성 회복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성된 지 평균 18년이 지나 노후한 5개 한강생태공원(고덕수변·암사·여의도샛강·강서습지생태공원, 난지생태습지원)도 재정비한다.

시는 한강생태공원 지난해 12월 재정비 기본계획을 수립했으며,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재정비를 완료할 계획이다.

습지가 많아 맹꽁이들의 서식처로 이용되는 암사생태공원, 난지생태습지원, 강서습지생태공원의 경우 퇴적물을 걷어내 적정한 수심을 확보할 계획이다.

수달이 종종 발견되는 여의도샛강생태공원에는 일광욕을 즐기는 수달의 습성을 고려해 '수달모래톱' 공간을 확대한다.

한강과 지천 합류부에는 노을을 조망하는 명소 '놀빛 광장'도 조성한다.

올해 1호로 중랑천에 놀빛 광장을 조성하고 내년 이후 안양천, 성내천, 홍제천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잠실한강공원에는 복합문화공간인 '자연형 물놀이장'을 조성해 올해 상반기 중 개장한다.

향후 광나루, 잠원, 망원 수영장까지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자연형 물놀이장은 기존 수영장의 콘크리트, 보도블럭 등 정형화된 모습을 탈피해 자연 소재를 활용해 한강의 자연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조성하는 자연친화적인 놀이공간이다.

아울러 5개 한강생태공원에서는 한강을 보존하고 한강의 자연생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꾸준히 운영한다. 주용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서울시는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의 소중한 유산인 한강과 사람이 건강하게 공존하는 환경을 만들고 한강의 자연성을 회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