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서해 접경서 또 60여발 포사격…"韓총선·美대선 영향력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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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포탄 일부 NLL 이북 7㎞ 접근”북한이 지난 5일에 이어 6일도 이틀 연속 서해상에서 포사격을 실시하며 도발을 이어갔다. 무력도발 과정에서 일부 포탄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방 7㎞까지 근접하는 등 한반도 긴장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오는 4월10일 총선과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도발 수위를 높여나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바이든 美정부 대북정책 ‘실패’ 노릴 듯
7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지난 6일 오후 4∼5시께 연평도 북서방 개머리 진지에서 방사포와 야포 등으로 포탄 60여발을 발사했다. 포탄은 모두 서해 NLL 이북 해상 완충구역에 낙하했다.해상 완충구역에서 포사격이나 해상기동훈련을 하면 군사합의 위반이다. 해상 완충구역은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해상 무역충돌 방지를 위해 서해 및 동해 NLL 일대에서 설정됐다. 북한이 9·19합의 이후 해상완충구역 내에 사격한 횟수는 이번이 17번째다. 다만 이번 북한의 도발에 대응한 우리 군의 군사 행동은 없었다. 전날(5일) 서해5도에 내려진 주민대피령도 내려지지 않았다. 북한이 대남도발보다는 자체적 훈련을 위해 사격을 한 것이란 게 군의 판단이다. 합참 고위관계자는 “북한은 측방과 북쪽 내륙지역을 향해 사격을 했다”며 “모두 자기(북한) 지역을 향해 쐈기에 어제와 같이 대응할 필요까지 없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5일에도 백령도 북쪽 장산곶 일대와 연평도 북쪽 등산곶 일대에서 200발 이상의 사격을 실시했다. 당시 우리 군은 백령도 해병 6여단과 연평도 연평부대 등이 참가해 대응사격훈련을 실시했다. 특히 5일 북한이 발사한 포탄 중 일부는 NLL 이북 7㎞까지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탄이 NLL 이남으로 떨어질 경우 위치에 따라 남북 간 교전도 일어날 수 있는 엄중한 사안이다.
북한이 연이틀 도발한 것은 군사적 긴장 수위를 끌어올려 오는 4월 한국 총선 등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있다는 관측이다. 또 올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는 인상을 남겨 미 대선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도 있다는 분석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미국이 올해 대선 국면에 들어가 국제문제에 관심을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을 이용해 북한이 핵 보유 자신감을 바탕으로 다시 서해 NLL 무력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